日기시다 총리, 국회 연설서 "한국 중요한 이웃..긴밀히 소통할 것"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3일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 “국교정상화 이후 구축해 온 우호협력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려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일본 의회 임시 회기 개막 첫날 중·참의원 합동 연설 중 외교안보 정책 부분에서 한국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3차례 연설에서 “중요한 이웃 나라로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및 위안부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본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한국 정부에 이를 시정하는 조치를 주문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취임 뒤 4번째인 이번 연설에서 이런 표현이 빠졌다. 이번 연설에서는 과거사 관련 한국 정부의 대응을 요구한다는 발언을 제외한 것이다. 그 대신 한국 정부와 긴밀히 의사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국제 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문구를 새로 담았다. 이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가진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을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월 싱가포르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일본 취재진에 “윤석열 정부와 전시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대화할 것”이라며 괸계 복원 의지를 보였다. 그는 당시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구축해 온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를 비롯한 한·일 간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발언했다. 또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은 (한국의) 새 정부와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가 4개월이 지나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일 양국 간 민감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우호협력’ 관계를 강조하고 관계복원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앞으로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에 대해 다소 우호적 표현이 등장했지만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에 당장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이 바뀌지 않은데다 취임 이래 최저 수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기시다 총리로서는 이러한 민감한 현안을 두고 한국에 협력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에 대해 “저 자신은 조건 없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서기(북한 국무위원장)와 직접 마주할 결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일 평양선언을 토대로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북일 국교 정상화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로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여러 현안을 포함한 대화를 거듭해 공통 과제에 대해 협력한다”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중일 쌍방의 노력으로 구축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추진할 경제 대책의 골자로는 ▲고물가 및 엔저 대처 ▲구조적 임금 인상 ▲성장을 위한 투자와 개혁 등 3가지를 꼽았다.
기사다 총리는 “이달 안에 종합경제대책을 마련해 고물가로부터 국민 생활과 사업 활동을 지켜내겠다”면서 전기요금 급등에 따른 가계 및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례 없는 과감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엔화 약세 환경을 활용한 외국인 관광 활성화를 통해 방일 외국인 여행 소비액 연간 5조엔(약 50조원) 초과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도 발언했다. 이와 함께 인재 육성에 향후 5년간 1조엔(약 10조원)을 투입하고, 스타트업을 5년 내 10배로 늘리기 위해 5개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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