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러 갔다가 맞고 와"..구급대원 폭행 年 200건
[KBS 전주] [앵커]
취객을 구조하다 머리를 맞아 뇌출혈 증세 끝에 숨진 고 강연희 소방관.
4년 전 익산에서 벌어진 이 사건 이후, 구급대원을 지키자며 법안과 대책이 쏟아졌지만 구급 현장에서 비슷한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구급대원을 때렸다 붙잡힌 사람은 해마다 2백 명 안팎이나 됩니다.
10명 가운데 9명은 술에 취한 상태였는데, 처벌은 여전히 약합니다.
최근 3년 동안 있었던 구급대원 폭행 피해 사건을 분석해보니, 605명이 붙잡혔지만 구속된 건 14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벌금을 내는 데 그치고, '혐의 없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사례는 181건이나 됩니다.
폭행 피해를 막겠다며 만든 장비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구급차 안에서 벌어진 폭력 상황을 자동으로 신고하는 장치입니다.
고 강연희 소방관이 당한 비극을 계기로 도입됐는데, 버튼을 누르면 경고방송과 함께 경찰이 출동하게 됩니다.
["구급대원에게 폭언 및 폭행 시 체포되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전국 모든 구급차에 다는 게 목표였지만 설치율은 53%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북의 경우 더 열악합니다.
전라북도 구급차 103대 가운데 자동 신고 장치가 설치된 건 26대.
강원과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은 설치율입니다.
[이호동/소방사/전주완산소방서 서부119안전센터 : "구급대원도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저희도 당연히 보호받고 싶고. 저희도 안전해야 환자를 더 안전하게 돌볼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구급대원, 거꾸로 이들을 지킬 방법은 지금보다 더 큰 고민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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