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들의 마지막 한 달, 업무추진비 따져보니..
[앵커]
58억 6천만원.
민선 7기 서울 구청장 25명이 2018년 6월부터 4년동안 업무추진비로 쓴 돈입니다.
업무 추진비는 지자체장의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과, 지자체 행사, 시책추진사업 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비용이라고, 행정안전부 규칙에 적혀있습니다.
이 목적에 맞게 잘 썼을까요?
KBS가 구청장들의 임기 마지막 한 달동안의 사용 내역을 단독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식당 한 곳에서 몰아 쓰거나 수백만 원씩 선결제한 걸로 의심되는 걸 비롯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중구의 한 곰탕집.
한 그릇에 만원 남짓, 테이블 7~8개 정도의 동네 맛집입니다.
들어가자마자, 서양호 전 중구청장의 사인이 눈에 띕니다.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서양호 님 전 중구청장이시잖아요. 되게 단골이세요. 정말 자주 오세요."]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서 전 구청장은 임기가 끝나기 전 6월 한달 동안 이 곳에서만 6차례 220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금액도 40만 원씩 4번, 30만 원씩 2번으로 똑 떨어집니다.
선결제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해당 식당에 선결제가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선결제 가능하세요."]
서 전 구청장은 실무자가 대신 결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양호/전 중구청장 : "계산을 직접 실무자가 아니어서 아마 우리 비서실이나 아마 담당 부서에서 했을 텐데 제가 한번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또 취재진의 추가 확인 요구에 이미 퇴직을 했고 중구청에서 연락이 오지 않아 확인이 안 된다며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한우집.
한우 1인분은 4만 2천 원입니다.
[식당 관계자 : "(여기가 구청 다니시는 분 많이 온다고?) 네, 구청장님도 자주 오세요."]
노현송 전 강서구청장은 임기 마지막 6월 한 달 동안 8차례 방문해 4백만 원 넘게 썼습니다.
4년 임기를 모두 확인했더니 이곳에서만 370차례 8천 5백여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전체 업무추진비의 41%를 식당 한 곳에서 몰아 쓴 건데, 하루에 점심, 저녁 두 번 결제된 경우도 28번이나 됐습니다.
[강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왜 그렇게 가느냐고 했더니 음식이 입에 맞으시고 마음이 편안하다고..."]
노 전 구청장은 단체석이 있어서 자주 갔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노현송/전 강서구청장 : "많은 직원들이 안전하게 방에 들어가서 격려해주고 같이 식사할 수 있는 데가 거기처럼 그렇게 좋은 여건이 없어요."]
현행 행정안전부 업무추진비 규칙에는, 특정 업체에 업무추진비를 몰아 쓰더라도 이를 막을 수 있는 규정은 없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촬영기자:김성현 김한빈/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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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기자 (mc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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