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일대 보수단체 대규모 집회..빗속 인파 뒤엉키며 시민 항의 빗발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박하얀 기자 2022. 10. 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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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추산 3만3000명 모여
서울시 '불허' 광장까지 운집
전광훈 "비 멈췄을 때 헌금"
소음 기준치 초과 수사 예정
도로 가득 메운 회원들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 3일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세종대로 일대 도로를 가득 메운 채 집회를 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단체 주도로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일대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지난 8월부터 집회·시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광화문광장도 집회 참가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천만서명 국민대회’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여자들이 오전부터 몰려들면서 낮 12시를 기해 세종대로 전 차로와 광화문 방면 1개 차로가 통제됐다. 오후 2시 기준 경찰 추산 3만3000명(단체 신고 3만명)이 이 집회에 참여했다.

동화면세점~원표공원 옆 세종대로에 1만8000여명, 코리아나호텔~대한문 인근 1만1000여명, 파이낸스센터~한국프레스센터 앞에 2000여명이 몰렸다.

경찰은 집회·행진 장소 인근에 펜스와 차벽 등을 설치했다.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과 일부 집회 참여자 간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무대에 오른 전광훈 목사는 “8·15 광복절 집회 때보다 10배는 더 왔다”며 “비가 멈췄을 때는 헌금하라는 하나님의 신호다. 헌금을 준비했다가 내라”고 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문재인을 처단하라”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가자 1000여명은 신고된 장소를 벗어나 서울시가 집회·시위 불허를 통고한 광화문광장, 청계광장으로 모여들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이 곳곳에 설치한 부스가 통행을 가로막고, 궂은 날씨에 우산을 펼쳐든 인파가 뒤엉키면서 시민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김나현씨(22)는 “평소 걸어서 15분 남짓이면 가는 거리가 48분이 걸려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말했다. 홍미진씨(23)는 “광장을 재개장했다고 해서 구경하러 왔는데 집회·시위 장소로 쓰이는 건 여전한 것 같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종각로와 한은로를 거쳐 행진을 이어갔다. ‘천만인 명예회복 운동본부’ 등 다른 보수단체들이 주최하는 집회도 인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 집회 현장 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집회 주최 측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다.

권정혁·윤기은·박하얀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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