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농촌 총각과 장애 여성의 사랑 이야기..지금 중국에선 "퇴출"

조희형 입력 2022. 10. 3. 20:37 수정 2022. 10. 3. 20: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중국에서 개봉돼 대 흥행을 기록했던 영화인데요.

중국 농촌에 사는 가난한 노총각, 그리고 장애가 있는 여성이 부부로 함께 살아가는 내용이 담긴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갑자기 상영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고 퇴출이 됐고, 애국주의 영화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인지, 베이징에서 조희형 특파원이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중국 간쑤성의 시골 농촌 마을.

가진 것이라곤 당나귀 한 마리뿐인 가난한 노총각이 하반신 장애를 가진 여성을 아내로 맞습니다.

[사진사] "둘이 좀 가까이 붙으세요."

신부 동의 없이 우리 돈 4만 원에 성사된 결혼, 사실상 인신매매나 다름없지만 세상의 멸시 속에 둘 사이엔 애정이 싹틉니다.

[구이잉 / 여주인공] "당신은 결혼하기에 좋은 사람 같아요."

부부는 손수 흙집을 지어 살지만, 아내의 병세는 악화 되고 결국 사망합니다.

"구이잉! 구이잉!"

중국 농민의 고단한 삶을 현실적으로 담은 영화 <인루천옌>은 지난 7월 중국에서 개봉된 이후 뒤늦게 입소문을 타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관객] "영화를 보고 엄청 울었습니다. 이 영화는 부부가 겪는 농촌에서 겪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관영 인민일보까지 "우리 안의 양심을 일깨우고, 보통 사람들에게 강인하게 살아갈 힘을 준다"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영화관 상영이 중단됐습니다.

동시 개봉했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예고편만 남아있을 뿐, 더 이상 영화를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영화에는 농촌의 지독한 가난.

'지참금' 이란 명목으로 돈을 주고 여성을 사오는 관습.

개발이란 이름으로 집이 철거돼 흙바닥에 나앉게 되는 현실이 표현돼 있습니다.

---

다음 달 시진핑 주석 3연임을 발표를 앞두고 빈곤 퇴치를 주요 업적으로 삼는 공산당은 영화를 내려 현실을 가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한 중국 매체에는 "중국 농촌은 영화에서처럼 끔찍하지 않다"며 "개별적인 현상을 예술로 표현해선 안 된다"는 기고문이 실렸습니다.

당 대회를 앞두고 영화관은 또다시 중국의 애국주의 영화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아프리카 리비아 내전에서 중국 외교관들이 끝까지 남아 자국 교민들을 철수시킨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리귀도>는 개봉 사흘 만에 4억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중국의 치부를 보여선 안 된다는 검열과 통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제공 : 유튜브 <베를린국제영화제> <MappealTv> 영상편집 : 배우진 김창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제공 : 유튜브 '베를린국제영화제', 'MappealTv' 영상편집 : 배우진 김창규

조희형 기자 (joyhye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13562_35744.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