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이 다 사라졌다, 바다거북 성비 붕괴

현인아 2022. 10. 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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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아열대 해역에서 태어난 바다거북 중에 수컷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근 태어난 바다거북이 100% 전부 암컷이라는 건데, 이게 다름 아닌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다거북의 번식과 생존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현인아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호주 북동부 레인 섬에 수많은 바다거북이 몰려왔습니다.

촬영된 바다거북의 수를 하나하나 세 보니 6만 4천여 마리.

이 많은 바다거북이 여기로 온 이유는 알을 낳기 위해서입니다.

해안으로 올라온 바다거북이 모래를 파고 알을 낳습니다.

바다거북이 알에서 깨어나 모래를 헤치고 나와 힘차게 바다로 갑니다.

그러나 바다거북의 번식과 생존에 어둠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베티 커키바크 / 미국 마이애미 거북병원] "(플로리다에서) 과학자들은 수컷 바다거북이 한 마리도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오직 암컷 바다거북만 태어났습니다."

호주 연구진은 이에 앞서, 최근 호주에서 태어나는 바다거북은 99% 암컷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수컷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암컷만 100퍼센트 가까이 태어나는 것은 극단적인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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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의 성을 결정하는 건 X나 Y염색체처럼 성염색체가 아닙니다.

바다거북은 알이 부화할 때 주변 온도에 따라 암수가 정해집니다.

미국 해양대기국은 주변 온도가 27.7도보다 낮으면 수컷이 되고, 31도가 넘으면 암컷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 사이 온도에서는 암컷과 수컷 모두 나올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화할 때 온도가 높을수록 암컷이 태어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바다거북의 대표적인 산란지인 호주 레인 섬의 모래 온도입니다.

약 29도를 기준으로 온도가 얼마나 높은지 낮은지를 보여주는 그래프인데요.

1980년대부터 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해, 90년대가 되면 평균온도가 0.5도에서 1도나 높아졌습니다.

1도 차이는 바다거북의 알이 암컷이 될지 수컷이 될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결정적인 온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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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사 로드리게스 / 미국 마이애미 거북병원] "바다거북의 암수 성비가 무너지면서 성공적으로 알을 낳고 번식을 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서식지 파괴와 남획에 기후변화까지 겹쳐 현재 모든 바다거북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러나 바다거북은 급격한 환경 변화로 생존의 갈림길에 있는 수많은 생명 중 하나일 뿐입니다.

유엔 기후변화보고서는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대해 우리가 더 깊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합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화면제공: Great Barrier Reef Foundation, W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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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제공: Great Barrier Reef Foundation, WWF

현인아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13560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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