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2022] 미라·고대인류 뼈 '덕후' 첫 생리의학상 안았다

이영애 기자 2022. 10. 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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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이 된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장(67)은 고인류학 연구에 최초로 유전자 분석이라는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도입한 학자다.

그는 1985년 이집트 미라의 DNA를 처음 분석했고 이때의 관심은 고대 인류의 유전자 연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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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장.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이 된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장(67)은 고인류학 연구에 최초로 유전자 분석이라는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도입한 학자다.

스반테 페보는 195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났다. 생화학자인 그의 아버지 수네 뵈르스퇴름(Sune Bergström)은 198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려 부자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셈이다. 하지만 페보 소장은 에스토니아 출신 화학자 어머니 밑에서 혼외자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스웨덴 웁살라대에서 아데노바이러스의 단백질이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방법을 연구해 1986년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와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1990년부터는 독일 뮌헨대에서 교수로 근무하다 1999년부터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의대 출신의 면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박사과정 시절 "미라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한다면 지금까지 누구도 답하지 못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대 DNA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1985년 이집트 미라의 DNA를 처음 분석했고 이때의 관심은 고대 인류의 유전자 연구로 이어졌다.

그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최초로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고대 네안데르탈 뼈 유적에서 최초로 유전자 서열을 분석해 201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2014년에는 알타이 산맥에서 발견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에서 현생 인류와 이종 교배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 사이에도 이종교배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김성수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교수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에서 온 유전자가 현생 인류의 만성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100여 개 유전자를 밝혀냈다"고 말했다.

스반테 페보는 최첨단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고인류학에 도입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 교수는 "4~5만 년 전 뼈에서 DNA를 추출할 때는 DNA 자체도 잘 보존돼 있기 힘들고 박테리아 등 다른 DNA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라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이를 극복하고 연구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고인류학에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교수 지도 없이 직접 네안데르탈인의 뼈를 구해서 연구해 '셀' '사이언스' '네이처' 등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한 학자"라며 그를 "고유전체학의 대부"라고 평가했다. 특히 진화인류학이 처음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데 대해 "실용성이나 새로운 기술이 아닌 분야가 수상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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