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에 나서겠다는 경찰..전담 인원 증원요구 수용 안한 정부

조성신 2022. 10. 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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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 받는 향하는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 [사진 =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은 취임 직후 대대적인 '마약과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경찰청의 마약사건 전담 인력 증원 요구 불수용으로 마약 범죄 대응에 난항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공무원 감축 기조와 맞물려 '공수표'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마약수사 전담인력 증원 요청 및 반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내년도 마약수사 전담인력 82명을 증원 요청했으나,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심사 과정에서 확정된 인원은 '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20년에는 159명을 요청해 100명이 증원됐고, 2021년에는 297명 요청에 85명이 증원됐다. 2022년과 2023년에는 216명과 82명을 각각 증원 요청했으나 2년 연속 한 명도 증원되지 않았다.

최근 마약 범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올해 1~6월 검거된 마약 사범은 5988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30대가 전체의 54%를 차지했으며, 올해 1∼8월 검거된 10대 마약사범은 227명에 달했다.

일선에서 마약 전담 수사를 펼치고 있는 인력은 경찰청과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17개 전국 일선서를 통틀어 338명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외 공조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청 인력 6명을 비롯해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 246명, 총 17개 일선경찰서 마약범죄수사팀 소속 경찰관 86명이다.

특히 클럽이 밀집한 강남을 관할하는 서울 강남경찰서 마약팀 정원은 5명에 그쳤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정원이 확보된 17개 경찰서 마약범죄수사팀 외에 7개서 강력팀 정원 31명도 마약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클럽, 외국인 마약사범 등 현장 112신고 접수 시 신속 대응이 가능하도록 1급지 경찰서 위주로 매년 필요한 인력을 요청하고 있으나, 행안부 심사에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6월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경찰의 임무역량 강화를 위해 제시된 적정인력 확충, 처우개선, 수사심사관 운영개선 등은 경찰청·기재부·인사처 등과 협의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천 의원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수사 인력을 단 1명도 증원하지 않은 것은 경찰을 총칼 없이 전쟁터에 내보낸 것과 같다"면서 "이상민 장관이 적정 수사 인력 확충에 전혀 역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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