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부모와 자녀 성적과의 상관관계
[EBS 뉴스]
이혜정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부모님들 우리 아이 성적 어떻게 올릴까 고민 참 많으시죠?
아이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습니다.
그중에는 부모의 영향도 있다고 합니다.
부모와 자녀 성적과의 상관관계, 오늘은 이민영 박사님과 함께 알아봅니다.
박사님 어서 오세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반갑습니다.
이혜정 앵커
부모와 자녀 성적 간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저부터 관심이 생기는데요.
정확히 부모의 어떤 요인들이 자녀 성적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1990년대 후반에 미국 교육부에서는 아동 성취도 발달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Early Childhood Longitudinal Study, 'ECLS')라고 하는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를 시작을 하게 됩니다.
2만 명이 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학업성취도 발달 과정을 측정하는 것이었는데요.
이는 한 100개에 가까운 학교에서 각 학교에서 2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데이터입니다.
제가 몇 가지 말씀을 좀 드릴게요.
1.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다.
2. 최근에 주변 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이사했다.
3. 엄마가 첫 아이를 출산한 나이가 30세 이상이었다.
4. 아이가 태어나서 유치원에 다니기까지 엄마가 직장에 다니지 않았다.
5. 부모가 아이를 박물관에 자주 데리고 간다.
6. 아이를 정기적으로 체벌한다.
7. 부모가 PTA(Parent-Teacher Association, 학부모회) 활동을 한다.
8. 아이가 TV를 많이 본다.
9. 집에 책이 많다.
10. 부모가 거의 매일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이 중에서 아이의 학업 성적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 것들 한번 골라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혜정 앵커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다, 영향이 있을 것 같고요.
좋은 환경으로 이사를 했다, 우리가 맹모삼천지교라고 하잖아요?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엄마의 출산 나이, 아이가 박물관에 갔느냐….
다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어떤가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그러시죠. 그럼 어떤 게 관련이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1.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다. (o)
2. 최근에 주변 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이사했다.
3. 엄마가 첫 아이를 출산한 나이가 30세 이상이었다. (o)
4. 아이가 태어나서 유치원에 다니기까지 엄마가 직장에 다니지 않았다.
5. 부모가 아이를 박물관에 자주 데리고 간다.
6. 아이를 정기적으로 체벌한다.
7. 부모가 PTA(Parent-Teacher Association, 학부모회) 활동을 한다. (o)
8. 아이가 TV를 많이 본다.
9. 집에 책이 많다. (o)
10. 부모가 거의 매일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이혜정 앵커
지금 형광펜으로 표시된 거죠?
교육 수준, 그렇죠. 근데 이사가는 건 또 크게 상관이 없네요?
예상 외로 엄마의 출산 나이, 학부모 활동, 또 집에 책.
그런데 부모가 거의 매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영향이 있을 거 같은데 이건 또 관련이 없다고 나오네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그렇죠.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 네 가지입니다.
예를 들어서 유치원 다닐 때까지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다, 매일 책을 읽어준다, 박물관에 자주 데려간다, 더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갔다, 왠지 성적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 생각 드시죠.
그런데 성적과 상관관계가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이혜정 앵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나온 네 가지인데요.
이게 성적과 관련이 있는 요소, 어떤 공통점이 있는 걸까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성적과 관련이 있는 요소들은 일단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서 엄마가 첫 아이를 출산한 나이가 30살이 넘었다, 이 요소는 엄마가 공부를 했거나 직장생활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걸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서 첫째는 일찍 나왔는데 둘째는 서른이 넘어서 나왔다, 이는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이혜정 앵커
그러면 첫째 아이를 서른이 넘어서 낳아야 된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또 부모가 학부모 외 활동을 했다, 이 요소는 부모님의 학업이나 학교 생활에 대한 관심도를 이야기를 하고요.
책이 많다는 요소는 이해가 되시죠?
그래서 실제 책이 없는 가정에 비해서 책이 많은 가정의 아이가 학업 성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 성적과 관련이 있는 요소와 관련이 없는 요소, 한번 잘 보시면 성적과 관련이 있는 요소는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내주는 내용이고 성적과 관련이 없는 요소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줬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 학군이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갔다, 퇴직을 하고 아이를 돌봤다, 박물관에 데려가고 책을 읽어주고 이 내용들을 대부분 다 부모가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해준 걸 의미를 합니다.
이혜정 앵커
그러니까 부모가 아이에게 뭔가를 해주는 것보다는 부모가 어떤 사람이냐가 더 중요하다, 이런 말씀인데요.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거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특히 그 중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준다, 이 항목이 성적과 관련이 없다는 게 좀 의아합니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결과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프로젝트의 결과에서는 집의 책이 많은 아이가 실제로 학업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고요.
그런데 아이에게 정기적으로 책을 읽어준다 이 내용은 어린 시절에 학교 성적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해는 없으셔야 합니다.
그렇다고 책을 읽어줄 필요가 없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니고요.
이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자녀를 위해서 책을 많이 사는 부모는 아이의 교육이나 아이의 어떤 발달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거죠.
이혜정 앵커
관심의 반영이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여기서 진짜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요.
학습을 권장하고 학습에 대해서 보상하는 환경이 집 안에 있을 것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이죠.
다시 정리를 좀 해볼게요.
학업 성적과 관련이 있는 내용은 바로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가 책 읽는 습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많이 하시잖아요?
그러면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엄마 아빠 본인들이 책이나 어떤 지성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 따라서 책 있는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게 선행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특히 워킹맘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연구 결과를 굉장히 이야기를 많이 해줘요.
그러니까 워킹맘의 입장에서는 퇴근하고 집에 가면 너무 피곤하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사실 책 못 읽어줍니다.
그러면 미안하고, 또 주말에 박물관을 데려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은 미안하죠.
그런데 그런 미안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내가 책을 읽고 아이 학교 생활 또는 교육에 정말 진정성을 갖고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에 대한 고민이 훨씬 더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바로 우리 아이들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혜정 앵커
자녀에게 무엇을 못해줘서 미안하기보다 부모로서 내가 책 읽고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뭔가 조금 위로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자녀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말씀해 주신 것보다는 훨씬 많을 겁니다.
우리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요.
부모님들이 약간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내가 뭔가를 해줘야 그 능력이 키워질 거다, 이렇게 흔히들 생각하거든요.
이건 좀 어떻게 보시나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죠.
이를 키우기 위해서 제가 두 가지를 조금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앞서서 학습에 대해서 보상하는 환경이어야 한다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바로 칭찬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계획입니다.
칭찬 먼저 말씀을 한번 드려보면 공부를 잘했거나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칭찬하라는 말씀이 아니고 학습을 권장하는 집안 분위기여야 한다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그럼 이 결과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좋은 점을 찾아서 칭찬을 해줘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자극을 주기 위한 말씀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다른 애들은 어떻게 하는지 알아?" 이런 말들.
이혜정 앵커
제가 자주 하는 말이에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그런데 이런 말들은 절대 자기주도학습 능력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잘못한 내용을 지적을 하기보다는 잘한 것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는 편이 더욱 효과적이죠.
그러니까 잘하는 걸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더 쉬운 거 아시잖아요.
그래서 칭찬은 결과를 칭찬하는 것보다 과정을 칭찬하는 편이 훨씬 더 나은데 이런 말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두 번째는 학습 계획인데요, 많은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왜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 이것을 우리가 이룰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래서 "야 공부 좀 해야지" 이런 말씀보다는 오늘 우리 책 몇 페이지 읽어보자, 이런 방법일 때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이 계획은 1년, 한 학기, 한 달, 다 좋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측정이 가능하면 더욱 좋겠죠.
사실은 1년 한 학기 계획이 있어야 하루 계획도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꼭 부모님들께서 기억을 하셔야 되는 게 메일은 하지 못하더라도 계획에 대해서 얼마나 달성을 했는지는 꼭 검토를 해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꾸지람, 못한 것에 대한 꾸지람이 아니고 계획을 달성할 수 있도록 다음 번 계획을 수정하는 거죠.
그럼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 주도적으로 학습을 하는 아이로 성장을 하게 됩니다.
공부는 어른도 싫죠, 아이들은 사실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꼭 학교의 성적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거든요.
사회에 나가서 어떤 일을 하든 학습 능력이나 무언가를 습득하는 능력은 이 아이가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언제까지 부모님 또는 선생님이 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되는데 그 방법이 바로 학습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칭찬을 통해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는 게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그렇죠. 언제까지 부모가 해줄 수만은 없을 겁니다.
이것은 자기주도학습을 해나갈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님들이 먼저 기억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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