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광화문광장 가득 메운 '태극기 부대'.. 시민 불편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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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인 3일 여러 보수단체가 서울 도심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비까지 내린 탓에 일대 교통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고, 휴일을 즐기려던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육ㆍ해ㆍ공군 예비역 장교들이 주축이 된 '전군 구국 동지연합회(3,000명)'도 프레스센터 빌딩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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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주축 보수단체 3만명, 세종로 점거
휴일 나들이객들, 소음·인파에 불편 겪어
개천절인 3일 여러 보수단체가 서울 도심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비까지 내린 탓에 일대 교통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고, 휴일을 즐기려던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1㎞ 안에서 보수단체 집회가 6건이나 열렸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로 있는 자유통일당은 오후 1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3만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자유통일을 위한 천만서명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동화면세점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차로와 인도를 가득 메운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을 구속하라, MBC를 폐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비슷한 시각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주장하는 ‘천만인 명예회복 운동본부(1,000명)’는 중구 옛 삼성 본관 건물에서 종각역까지,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ㆍ500명)’는 대한문에서 삼각지로터리 구간까지 각각 행진했다. 육ㆍ해ㆍ공군 예비역 장교들이 주축이 된 ‘전군 구국 동지연합회(3,000명)’도 프레스센터 빌딩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동시다발적 집회로 세종대로 일대에 인파가 가득 들어차면서 주최 측끼리 “시끄럽다”고 언성을 높이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도로 교통은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다. 서울시청 방면 세종대로 5개 차선과 광화문 방면 1개 차로가 통제돼 교통 체증은 극에 달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서울 도심의 차량 통행 속도는 시간당 13.9㎞에 불과했다. 천만인 명예회복 운동본부 측의 행진으로 을지로 1가 사거리 부근에서 일부 차선이 통제되자 일부 차량들은 항의 표시로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시민 불편도 극심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우산을 든 채 광화문우체국~프레스센터, 동화면세점~서울시의회 일대 인도를 메우면서 시청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시민들은 좁은 길을 뚫고 가거나 종각 방면으로 우회해야 했다. 평소 도보로 5분 거리인 동화면세점~시청역 3번 출구 구간은 이날 20분 넘게 소요됐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온 이소정(40)씨는 “집회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도저히 못 있겠다. 날을 완전히 잘못 잡았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김희윤(30)씨는 “광화문광장 집회 금지의 의미가 없어졌다”며 “자꾸 사람과 접촉하게 돼 불쾌감까지 밀려온다”고 토로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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