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김수용 작가에게 듣는 한국 만화 현주소

황대훈 기자 2022. 10. 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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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이혜정 앵커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오늘로 막을 내립니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치러진 이번 축제, K웹툰에 많은 관심이 몰리면서 한국 만화의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영상 먼저 보시죠. 


[VCR]


'부천국제만화축제'

1998년부터 누적 관람객 180만 명


"웹툰 작가 될래요" 

줄 잇는 취업·진학 상담


"3학년한테는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고요, 4학년한테는 당장의 취업에 필요한 포트폴리오의 강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대학·기업 등 74개 부스 참가

비즈니스 규모 '21억 원' 


DJ로 변신한 '힙합' 김수용 작가

그가 바라본 한국 만화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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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앵커

만화 '힙합'의 작가이기도 하죠. 


부천국제만화축제 홍보대사인 김수용 작가와 함께 한국 만화의 현주소 살펴봅니다. 


작가님 어서 오세요. 


오랜만에 대면으로 치러진 부천국제만화축제였습니다. 


이번에 홍보대사로 활동하셨는데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또 다른 홍보대사들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수용 / 만화 '힙합' 작가 

부천국제만화페스티벌이 원래 1997년 1회 시작을 할 때 이름이 그냥 부천 만화축제였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글로벌하게 국제만화페스티벌이 아니었고 조촐하게 시작을 했는데, 제가 마침 또 1997년도에 '힙합'이라는 만화가 1권이 출간이 됐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같이 25주년이 된 서로 성장하는 그런 자리, 축제가 되고 작가가 됐는데 그걸 기념을 해서 그런지 저를 홍보대사로 임명을 해주셔서 너무 영광스럽게 홍보대사직을 마쳤습니다.


이혜정 앵커

다른 홍보대사분들과도 인연이 있다고 하죠.


김수용 / 만화 '힙합' 작가 

'진조크루'라고요. 부천의 홍보대사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인 비보이 크루가 있습니다. 


이 친구들이 세계 메이저 비보이 대회가 있는데 그 세계 메이저 대회를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국내 최초의, 세계 최초의 크루예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크루인데, 이 친구들이랑 저랑 같이 홍보대사를 맡아서 저는 남다르게 생각을 하는 게 이 친구들이 제 만화를 보고서 비보이를 시작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친구들과 인연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었는데 제가 우연치 않게 진조크루라는 만화 웹툰을 제작을 한 번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 주인공으로. 그래서 지금은 형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됐어요. 


그런데 같이 홍보대사를 맡게 돼서 너무 뜻깊습니다.


이혜정 앵커

작가님에게는 이번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더 의미 있지 싶습니다. 


한국 만화의 발전이 정말 돋보이는 요즘입니다. 


한국 만화계를 대표해 온 작가로서 최근 한국 만화의 발전 좀 어떻게 보시나요?


김수용 / 만화 '힙합' 작가 

저는 지금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얼마 전에 그 아는 동생 가게에 갔다가 동생이 그 아들, 딸이랑 중학생들이 밥을 먹고 있길래 동생이 "저 아저씨 되게 유명한 만화가야"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그 친구들은 만화가라는 말을 잘 몰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웹툰 작가야" 라고 하니까 그때서야 "우와~"하더라고요. 


그래서 만화가라는 단어와 웹툰 작가라는 단어의 갭이 이렇게 커졌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예전에 제가 만화를 배울 때는 만화가 선생님 밑에서 선 하나하나를 배우면서 만화를 배우던 시대였는데,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컴퓨터로, 무조건 디지털로 작업을 하는 시대가 됐다보니까 엄청난 발전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예전에 비해서 선생님들한테 만화를 배울 때랑 지금은 일단 뭐랄까 작업 속도부터 시작을 해서 달라졌죠, 이런 것들이 마감부터가 예전과 많이 비교가 돼서. 


저는 딱 낀 세대로서 그거를 다 경험해 본 세대로서 뭐랄까 되게 눈 뜨고 일어나면 발전돼 있는 만화를 보니 빨리 빨리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낀 세대' 작가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지금 웹툰 중심이 되면서 만화 제작 방법도 많이 바뀌었죠. 


낀 세대로서 웹툰 시대에는 어떻게 적응하고 계시나요?


김수용 / 만화 '힙합' 작가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선생님 밑에서 만화를 배울 때 정말 혼나가면서 선 한 번 잘못 그어도 선생님한테 혼나서 숨어서 훌쩍거리기도 하고, 한 번 잘못 그으면 이것은 수정하기가 되게 힘들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그런데 지금은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콘트롤 제트 누르면 선 수정이 금방이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세상 참 편해졌다, 생각이 들면서 반면에 예전에는 주간 만화 마감이 끝나면 원고를 들고 무조건 출판사로 뛰어가던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 마감 끝나면 그냥 인터넷 메일로 또는 웹하드에 올려버리면 마감이 끝난 것 같지도 않은데 마감이 끝나는 거예요. 


그래서 예전에 출판사에 원고 들고 뛰어갔을 때 제가 항상 원고 마감이 꼴찌였는데 그 담당 기자분이랑 그 미운정이 들어서 나중에 작가 대 기자로서 만나서 소주 한 잔 마시면서 풀던, 그런 인간적인 게 조금 없어진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요즘 시대가. 


이혜정 앵커

그만큼 또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양적으로는 우리 웹툰이 정말 성장했습니다. 


그만큼 과제도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 한국의 만화, K웹툰이 발전하려면 좀 어떤 점들이 개선돼야 할 거라고 보시나요?


김수용 / 만화 '힙합' 작가 

이건 정말 좀 개인적인 생각이고 좀 예민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 비약적으로 웹툰이 발전했지만, 거기서 드러나는 그림자가 조금 보이거든요. 


최근에 웹소설 원작으로 웹툰이 제작되는 스튜디오 형식의 웹툰이 독자들에게 비춰지고 있는데, 예전에 작가 본연의 창작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할까요? 


그래서 원작 소설을 웹툰으로 작업한다는 게 지금 대부분의 지금 추세이기는 합니다만,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웹툰 시장에서 어떠한 장르가 인기가 있다고 하면 거기에 따라가는 추세의, 인기작들의 좀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대량으로 많이 생산되고 있는 것들이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창작자로서 창작물들이, 오리지널 창작물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게 낀 세대로서 약간 선배 작가로서 그게 좀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앞으로 만화가 김수용 작가님, 작가님으로서 어떤 작품들, 어떤 계획들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김수용 / 만화 '힙합' 작가 

저는 뭐 계속 만화가로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계속 언제까지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을 것 같고요. 


'힙합' 작가다 보니까 어디 가서든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힙합이다. 


그래서 제가 무슨 장르를 그리든 간에 그건 뭐 다 힙합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서든.


이혜정 앵커

감사합니다. 웹툰 시장이 참 커지고 있죠. 


그만큼 만화가의 일도 변화하면서 또 본연의 역할도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롭고 더 창의적인 작품으로 만나뵙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수용 / 만화 '힙합' 작가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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