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칠상팔하

임석훈 논설위원 2022. 10. 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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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 가능성을 거론하는 기사를 실었다.

시 주석이 '주석 임기 10년' 관례를 깨고 장기 집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FT는 그 근거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시 주석의 성향을 들면서 "2022년 퇴임 예정인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묵계인 '칠상팔하(七上八下)'를 따르지 않고 집권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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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2016년 10월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 가능성을 거론하는 기사를 실었다. 시 주석이 ‘주석 임기 10년’ 관례를 깨고 장기 집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FT는 그 근거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시 주석의 성향을 들면서 “2022년 퇴임 예정인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묵계인 ‘칠상팔하(七上八下)’를 따르지 않고 집권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칠상팔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연령 제한 원칙이다. 5년 주기의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열리는 해에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의 나이가 만 67세 이하인 경우 유임하고 만 68세를 넘으면 은퇴한다는 것이다. 명시적 규정은 없으나 중국 공산당에서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관행이었다. 중국 공산당 당원들은 이를 연령 잠규칙(潛規則·숨은 규칙)이라 부른다.

칠상팔하 원칙은 2002년 16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당시 권력 기반이 약했던 장쩌민 국가주석이 정적이었던 리루이환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연임을 막으려고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사망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의 작품이라는 주장도 있다. 마오쩌둥 전 주석의 장기 집권 폐해를 목도했던 덩샤오핑이 70세 이상 혁명 원로의 현역 퇴진을 강력하게 추진해 칠상팔하로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행은 중국 공산당의 순조로운 권력 이양과 정치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 주석이 16일 개막하는 20차 당 대회에서 칠상팔하를 무너뜨리고 당 총서기직 3연임을 확정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한다. 자신이 몸담은 공산당의 원칙까지 어기고 ‘1인 장기 독재’의 길을 여는 셈이다. 칠상팔하를 적용하면 1953년생으로 올해 만 69세인 시 주석은 상무위원 유임과 총서기직 3연임이 불가능하다. 미중 패권 전쟁 속에서 시 주석은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진 뒤 팽창주의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거세지는 중국의 위협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을 튼튼히 다지면서 우리의 힘을 키우고 대중(對中) 무역 의존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임석훈 논설위원 sh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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