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늉만 낸 5G.. 통신사, 網투자 손놨다

김나인 2022. 10. 3. 18: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성과에 취해 '진짜 5G'인 28㎓ 초고주파 대역 통신망 투자에 손을 놓고 있다.

28㎓ 통신망 투자 덕분에 지난 8월 기준 LA, 샌프란시스코의 초고주파 망이 구축된 지역에서 5G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는 각각 1.66Gbps와 148Mbps로, 국내 이통 3사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 801.48Mbps, 업로드 속도 83.01Mbps보다 우수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일주일 시범프로젝트가 끝
기지국 설치 이행률 겨우 11%뿐
투자부담에 3.5㎓ 대역만 늘려놔
"미적대다가 6G까지 뒤처질 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성과에 취해 '진짜 5G'인 28㎓ 초고주파 대역 통신망 투자에 손을 놓고 있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가 지난해 전국 11개 인구밀집지역에서 진행한 28㎓ 시범 프로젝트는 일주일만에 끝났다. 이들 기업이 5G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정부와 약속한 28㎓ 기지국 설치 이행률은 11% 수준에 그친다.

이러는 사이 미국, 일본 등은 통신사들이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초고주파 5G 망을 구축,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어 이들 경쟁국가에 통신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이동통신 3사가 구축한 28㎓ 5G 기지국 수는 5000여 개에 불과하다. 이는 통신 3사가 지난해까지 구축하겠다고 정부와 약속한 4만5000개의 11%에 그친다. 그마저 5000여 개 중 4578개는 통신 3사가 공동으로 구축한 1526개를 합산해 중복 계산한 것으로, 이를 제대로 계산하면 약 2000개로 줄어든다. 이 경우 통신 3사의 합산 약속 이행률은 5% 아래로 떨어진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2021년까지 기업당 각각 1만5000개, 총 4만5000개의 28㎓ 5G 기지국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기업의 약속이행률이 10% 이하이면 주파수 할당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이동통신업계가 3.5㎓ 대역에 주로 투자하면서 28㎓ 기지국 설치를 주저하는 이유는 투자부담 때문이다. 28㎓ 5G는 처리성능이 초당 20Gbps(초당 기가비트)로, 이론상 LTE보다 20배 빠르고 지연시간은 10분의 1로 줄어들어 '진짜 5G'로 불린다. 25GB(기가바이트) UHD(초고화질) 영화 한 편을 10초 이내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통신사들은 이를 근거로 2019년 5G 상용화 당시 '20배 빠른 속도'를 내세우며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28㎓ 대역은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직진성이 강하다 보니 기지국을 훨씬 많이 세워야 한다. 초고속, 초고성능이 필요한 자율주행, 메타버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수 통신망이다.

통신 3사의 총 설비투자 규모는 5G 개통 첫해인 △2019년 9조5967억원 △2020년 8조2761억원 △지난해 8조2020억원으로 줄었다. 이통 3사가 정부로부터 받은 28㎓ 대역 이용 기간은 내년 11월 30일이면 끝난다.

이와 달리 미국과 일본은 통신사가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 버라이즌은 스포츠경기장, 쇼핑가 등에 5G 28㎓ 기지국을 설치해 AR 스튜디오, 안면인식 접근제어 등의 서비스를 내놨다. 28㎓ 통신망 투자 덕분에 지난 8월 기준 LA, 샌프란시스코의 초고주파 망이 구축된 지역에서 5G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는 각각 1.66Gbps와 148Mbps로, 국내 이통 3사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 801.48Mbps, 업로드 속도 83.01Mbps보다 우수하다.

NTT도코모는 세계 최초로 6㎓ 이하 주파수 대역과 5G 초고주파 대역을 동시에 지원하는 5G 독립모드를 상용화했다. 이를 통해 최대 4.9Gbps의 다운로드 속도와 1.1Gbps의 업로드를 지원한다.

현재 5G 서비스용 초고주파 대역을 기업들에 공급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1개국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통신사들이 미적대는 사이에 5G 주도권은 물론 5G 기술력이 밑바탕이 되는 6G에도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ICT(정보통신기술) 한 전문가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넘긴 통신 3사가 투자에 인색하다"며 "이대로 가선 5G는 물론 6G 경쟁력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