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불안한 귀환..예상 깨고 '박빙 1위'
압승 전망 여론조사 빗나가
보우소나루와 30일 결선투표
진영결집·중도표 확보 관건
2일(현지시간) 실시된 브라질 대선에서 99.99% 개표 기준으로 노동자당 소속의 좌파 성향인 룰라 전 대통령이 득표율 48.43%를 기록했다. 경쟁자인 자유당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득표율 43.20%로 2위를 차지했다. 두 후보 간 차이는 5%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의 대결을 벌였다. 과반 득표를 거둔 후보가 없어 최종 승부는 오는 30일 결선투표로 미뤄졌다.
룰라 전 대통령은 승리 의지를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상파울루에서 지지자들에게 "싸움은 최종 승리까지 계속되며 그것이 우리의 모토"라면서 "나는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늘 생각한다"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 "나의 생일은 (10월) 27일이고, 선거는 30일에 있다"며 "내 선물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낮은 지지율을 보였던 여론조사에 대해 '거짓'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가 오늘 거짓을 무찔렀다"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투표 직전 발표됐던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50% 득표율로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36%였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예상외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데이지 시우카리 상파울루 가톨릭대 정치학 교수는 블룸버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숨은 표가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결선투표를 앞두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나머지 9명 후보의 지지층을 상대로 적극적인 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몬 테베 민주운동당 후보(4.16%)와 시루 고메스 민주노동당 후보(3.04%)의 표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워싱턴DC 의사당을 습격한 사건이 브라질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선은 중남미에서 부는 '핑크타이드(좌파 물결)' 확산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전통적 좌파 국가인 쿠바, 베네수엘라와 더불어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등 주요 중남미 국가들의 선거에서 잇달아 좌파가 집권에 성공했다.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최종 당선되면 중남미 핑크타이드가 정점을 찍게 된다.
중남미 좌파 정당의 성공 배경에는 우파 정부의 실정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양극화 등 현 상황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빈곤과 불평등, 부패, 범죄를 해결하라는 국민적 분노와 불만이 표출됐다.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로 68만명 이상이 사망했을 만큼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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