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면세점 '탈중국' 속도전..베트남 주요공항 이어 시내까지 진출
롯데, 이달 중순께 영업개시
호텔 늘어선 미케비치에 위치
주류·보석 등 200여개 브랜드
베트남 관광객 수 회복세 뚜렷
2026년 1800만명에 달할 듯
중산층 비중도 7년새 2배로
현지 명품시장 연 7%씩 쑥쑥
◆ 동남아 향하는 면세점 (上) ◆
베트남 당국은 최종 심의 절차를 거쳐 이달 중 이곳 롯데면세점의 영업을 허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베트남 전체를 통틀어 첫 시내면세점이 문을 열게 된다. 현재 베트남에서 영업 중인 면세점은 공항면세점과 외교관 전용 면세점이 전부다.
롯데그룹 유통부문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가운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면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베트남을 이 지역 거점 국가 삼아 동남아의 명품·패션·뷰티·주류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다낭공항점을 시작으로 베트남 면세 시장에 진출했고, 이후 냐짱깜라인공항점과 하노이공항점을 연이어 개점했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상반기 중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 두 번째 시내면세점도 열 예정이다.
베트남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500만명 유치를 목표로 공격적인 관광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한 달에만 올 1~7월 외국인 관광객 수(96만명)의 절반에 달하는 48만명이 베트남을 찾으며 회복세가 뚜렷하다.
베트남을 찾는 관광객들은 중국·한국인과 인접국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여행객이다. 따라서 베트남 주요 거점 도시에 공항·시내면세점을 잇달아 열어 아시아 최대 명품 구매 고객인 중국·한국인은 물론 소득수준 향상으로 뷰티·주류 분야에서 씀씀이가 커지고 있는 동남아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게 롯데면세점의 큰 그림이다. 베트남 면세 시장에서 보이는 롯데면세점의 공격적인 행보를 인구 6억2000만여 명의 아세안 국가 면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슈타티스타는 2020년 9억7400만달러인 베트남 명품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연평균 7.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슈타티스타는 베트남 와인 시장이 2023~2025년 연평균 6.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세계은행은 베트남 중산층 비중이 2019년 13%에서 2026년 26%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도 2018년 베트남 인구의 5%에 불과하던 부유층 비중이 2030년 16%로 3배가량 급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기경 롯데면세점 베트남법인장은 "씀씀이가 커지고 있는 베트남 소비자들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며 "하노이공항점의 경우 현재 내국인 매출이 5% 수준인데, 3년 내에 두 자릿수로 비중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의 전초기지로 삼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인접국으로도 시내면세점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아세안 국가는 이미 명품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떠오르는 시장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명품 등 사치품 구매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실제 BCG가 2018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아세안 6개국 부유층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3분의 2가 40세 미만 젊은 세대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세빌스가 지난 8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의 소비지출은 2031년까지 연평균 5.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평균 소비지출 성장률 4.7%를 상회하는 수치다.
[다낭(베트남)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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