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값 뛰어 회사채 찍는 발전공기업, 매달 빚 1천억씩 불어나

송광섭 2022. 10. 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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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중부·남부발전 3社
3분기 채권 3천억 발행
부채비율 늘어 악화일로

◆ 에너지대란 후폭풍 ◆

한국전력 자회사인 발전공기업들이 석탄(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며 불어난 연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들어 잇달아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석탄가격 고공 행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채권 발행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기업들은 지난 6월 기획재정부에서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돼 고강도 재무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채권 발행 증가로 부채비율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3일 기준 발전공기업의 채권 내역을 살펴보면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3개사는 올해 3분기(7~9월)에만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총 3100억원을 발행했다. 한 달에 평균 1000억원 넘는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발전공기업은 운영자금 중 대부분을 연료비 구입에 사용한다"며 "최근 유연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운영자금이 예상보다 많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은 올 하반기에 신규 채권을 발행하지 않았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상황이 확연히 달라졌다. 작년 3분기 발전공기업 5개사는 발전소 건설 등에 필요한 '시설자금'과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갚기 위한 '채무 상환' 목적으로만 채권을 발행했고 운영자금 조달 목적은 한 번도 없었다. 현재 발전공기업들의 전체 연료 구입비에서 유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0%가 넘는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남동발전이 80.6%로 가장 높고 동서발전 60.4%, 서부발전 57.5%, 남부발전 50.1%, 중부발전 48.0% 순이다. 즉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연료에 비해 유연탄 가격 상승이 발전사 연료비 부담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으로 최근 유연탄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인도가 자국 내 전력 수요 급증으로 유연탄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는 점도 전 세계 유연탄 수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 수년간 급격히 늘어난 태양광발전이 겨울철만 되면 간헐성이 극대화돼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발전공기업들의 연료비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국내 태양광발전 이용률은 비수기인 겨울철에 크게 낮아진다. 실제 성수기인 지난 5월 이용률은 22%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0.5%에 그쳤다. 정부가 '탈원전' 폐기를 정책 목표로 정하고 원자력발전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즉 태양광발전 이용률이 낮아지는 만큼 석탄발전 가동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발전공기업들이 유연탄을 구입하고자 채권 발행을 늘릴수록 재무 구조가 악화된다는 점이다. 앞서 기재부는 발전공기업 5개사를 포함해 총 14개 공공기관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유연탄 구입비 증가로 발전공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늘어나면 부채비율도 올라 재무 개선 효과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기준 발전공기업 5개사의 부채비율은 중부발전이 241%로 가장 높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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