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0달러'..에쓰오일 실적 먹구름

김제관 2022. 10. 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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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한달간 주가 20% 떨어져
4분기 정제마진 반등 할수도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횡재세(초과이윤세) 논란까지 불렀던 에쓰오일의 3분기 실적이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배럴당 0달러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에쓰오일 주가는 20.2% 하락하며 지난달 30일 기준 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9월 셋째주 배럴당 0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9월 첫째주 배럴당 8.4달러를 기록한 이후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정유마진이 배럴당 -1.64달러로 2020년 9월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유마진은 지난달 16일 -2.95달러 등 20일까지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4∼5달러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현재 정제마진 수준으로는 제품을 판매할수록 손해만 보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에쓰오일 영업이익은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8744억원으로 전 분기(1조7220억원) 대비 49.22% 낮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호조로 이익이 났지만 수치들이 반대로 가면서 하반기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제마진은 6월까지만 해도 국제유가 상승,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따라 상승세였다. 지난 5월 넷째주 정제마진은 29.5달러로 올해 최고점을 찍었다. 정제마진 상승에 따라 에쓰오일의 상반기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럽에서 추진하던 횡재세 도입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7월 들어 정제마진은 폭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중국석유화학공업연합회가 최근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 휘발유 등 정제유 수출 쿼터(할당량)를 기존 150만t에서 10배 이상 늘린 1000만~1500만t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도 정제마진 하락세를 가속화했다.

국제유가 하락세도 에쓰오일엔 부담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에서 120달러 정도로 상승했다. 하지만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은 9월 27일 배럴당 84.25달러로 하반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한창 가격이 비쌀 때 사놓은 원유의 가치가 떨어져 재고 평가 손실을 입게 된다. 정유사들이 달러 대금을 내고 원유를 수입한 뒤 이를 정제해 석유제품으로 판매하는 데까지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에쓰오일의 주가 조정은 과도하며, 4분기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은 4분기에 반등하고, 국제유가 역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미국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 축소 때문에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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