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대박' ATP투어 코리아오픈, 내년에도 열릴까

코리아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9월의 ‘테니스 축제’를 향한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코리아오픈은 최근 뜨거운 테니스 열기를 확인시켜줬다. 대회 기간 내내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를 보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회 관계자는 “평일에 올림픽공원 코트에 이렇게 많은 관중이 몰리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2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ATP 투어는 그야말로 ‘흥행 대박’이 터졌다. 대회 누적 관중은 5만1783명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주말 센터코트는 사실상 만원관중이 찼다. 오랜 숙원이던 ATP 대회를 유치하면서 흥행에도 성공하자 테니스계는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2004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여자프로테니스(WTA) 코리아오픈과 달리 ATP 대회는 올해만 개최하는 한시적인 대회다. 중국 청두에서 열리던 대회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회 개최를 3년째 포기하면서 WTA 코리아오픈을 유치해왔던 JSM 이진수 대표가 개최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내년 ATP 투어 코리아오픈 개최는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대회 주최에 대한 라이선스는 사고파는 권리다. 주최권자는 직접 대회를 열기도 하지만, 돈을 받고 임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두에서 대회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회 기간 한국을 찾은 앨리슨 리 ATP투어 부사장은 내년 한국에서 대회 개최 가능성에 대해 “일단 중국과 어떻게 협의가 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결국 IMG와 계속 협의를 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개최가 되는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이번 대회의 주최권은 글로벌 에이전시 IMG가 갖고 있다. ATP 투어는 일부 대회에 대한 주최권을 갖고 있을 뿐이다. 대회 장소와 신설, 그리고 일정을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한국 시장의 폭발적인 잠재력과 매력을 확인한 만큼 여러 가능성도 열어놨다. 대회 관계자는 “관람객 연령대가 높은 다른 대회와 달리 한국 테니스 인기가 젊은 층 중심이라는 점에서 ATP도 놀라워 한다”고 설명했다. 리 부사장도 “팬들의 열기가 환상적”이라며 “5만명의 (예상)관중수는 ATP 250 투어가 개최된 아시아 도시에서 최고 기록”이라고 했다.

장기적인 ATP 대회 유치를 위해 테니스계가 발빠르게 움직인다. 한 관계자는 “대회 흥행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장기적인 투어 개최는 물론 투어 개최권을 사들이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대한테니스협회도 별개로 투어 유치를 준비한다. ATP 투어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희균 회장은 “협회가 꾸준히 ATP투어와 대화 창구를 열어 놓고 있다”며 250시리즈 또는 ATP투어가 주최권을 갖고 있는 넥스트 제네레이션 ATP 파이널스 유치를 노리고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