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고향 신안군에 '윤석열 대교' 짓는다..국민통합 상징될까
사업비 2800억 예타면제 사활
'국민대통합 상징' 적극 강조
정치적 논란에 명칭 바뀔수도
3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은 신안군 장산도와 신의·하의도를 잇는 국도2호선 2.2㎞ 구간 연륙연도교 설치 사업 예산을 예타 면제 사업으로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안군은 이 사업에 2800억원 상당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안군은 14개 읍·면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도서지역으로 압해·자은·암태·팔금·안좌·장산도 등 권역은 육지와 연결되는 연륙연도교가 설치됐거나 설치될 예정인 사실상 내륙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신의·장산도는 아직 다리가 놓이지 않아 뱃길로만 왕래할 수 있다. 신안군은 연륙연도교 설치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돼 조기 착공이 성사된다면 다리 이름을 '윤석열 다리'로 명명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려고 한다. 현직 신안군 단체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박우량 군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신안군이 연륙연도교를 설치하려는 신의·하의도를 방문했다. 하의도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섬으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신안군은 윤 대통령이 방문했을 당시 역대 대통령 생가 중 김 전 대통령 생가만 차량으로 이동이 불가능하고 뱃길을 이용해야 하는 지역임을 강조하면서 연륙연도교 설치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전했다고 한다.
신안군은 이 다리가 완공되면 신안에서 부산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도로 구간이 완성되기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이 역설했던 '국민 대통합'을 상징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이란 입장이다. 또 2024년이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기 때문에 시기상으로도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신안군이 윤석열이란 이름을 앞세워 예산 유치 전략을 내세운 배경에는 정부의 예타 면제 제도 개편 움직임도 맞물려 있다. 정부가 최근 사회간접자본(SOC) 및 연구개발(R&D) 사업 등에 대한 예타 상한선을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리되 면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예타 개편안과 재정준칙 도입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신안군이 연륙연도교 사업에 목매는 이유에는 천사대교의 성공도 한몫한다. 천사대교는 총길이 10.8㎞, 교량 구간 7.22㎞이며, 2010년 착공해 2019년 국내에서 4번째로 긴 해상교량으로 자은·암태·팔금·안좌도를 잇는 신안군의 관문으로 개통됐다. 천사대교 건립에는 국비 5814억원이 투입됐다.
인구가 3만8000여 명에 불과한 신안군은 천사대교가 개통되자 약 100일 만에 차량 통행량이 100만대를 넘어섰고, 관광객도 220만여 명에 이르는 효과를 맛봤다. 당시 사업은 2008년 이명박 정부의 '30대 선도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명칭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최종 명칭은 지명위원회 등 향후 절차를 거쳐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완공된 '천사대교'의 최초 명칭도 '새천년대교'였지만 주민선호도조사 등 심사를 거쳐 현재의 이름으로 결정됐다.
[신안 =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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