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플라스틱과 사이버 불링

고광본 선임기자 2022. 10. 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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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디지털 지구에서 플라스틱만큼 흔한 것은 악플이고 사이버 불링이다.

지구 곳곳의 기후변화 및 플라스틱 공해가 우리 삶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각국 정부는 이렇게 가면 '집단 자살'이며 이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 가능 발전 목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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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현 DQ연구소 대표
미세 플라스틱 범람하며 인간 해치는 역습 현상
메타버스·AR·VR 발전 디지털 지구도 마찬가지
지속가능 위해 악플·사이버 불링 등 방치 안돼
박유현 DQ연구소 대표
[서울경제]

‘오늘 식탁에 오른 당신의 생선에 얼마나 많은 마이크로 플라스틱(미세플라스틱)이 있는지 아시나요?’

지구는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 당신의 사방을 돌아봐서 플라스틱이 안 들어간 물건을 찾기 힘들 것이다. 치약 안에도 마이크로비드라고 불리는 플라스틱이 있는 것을 아는가.

문제는 이 많은 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는다. 바다로 버려진 플라스틱은 다시 해산물을 통해 우리 몸으로 돌아온다. 대자연 지구가 아프면 우리 인간도 아플 수밖에 없다.

우리는 또 다른 지구에 살고 있다. 디지털 지구다.

디지털 지구는 조물주가 만든 대자연 지구와는 다른 인간이 만든 가상의 지구다. 그러나 이 디지털 지구가 대자연 지구보다 더 우리에게는 현실 세상이 돼 버렸다. 특히 MZ세대,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소셜 미디어에서 만나서 얘기하고 e커머스에서 쇼핑하고 게임 사이트에서 친구를 사귀고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영화를 본다. 이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각종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이 더 활발히 상용화되면 디지털 지구와 대자연 지구가 하나로 연결되는 것은 곧 시간문제다.

이 디지털 지구에서 플라스틱만큼 흔한 것은 악플이고 사이버 불링이다.

DQ연구소의 2020년 아동디지털안전지수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약 50%의 만 8~12세 어린이들이 사이버 불링을 경험했다고 보고한다. 사이버 불링은 의도적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사이버상에서 일어난 행위들을 총칭한다. 악플을 다는 행위도 일종의 사이버 불링이다.

문제는 플라스틱처럼 사이버 불링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냥 재미로 무심코 단 악플이라 해도 나중에 지우려고 하면 이미 너무나 확산돼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다. 자신이 지웠다고 해도 디지털 지구 어느 한 곳에 복사돼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벌써 여러 명의 연예인들이 사람들이 재미로 단 악플로 인해 목숨을 끊었다. 악플의 피해는 연예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악플을 단 사람 스스로를 해치기도 한다. 한 예로 2019년 한 학생이 16세 때 멋져 보이려고 올린 인종차별 발언을 한 인터넷 포스팅 기록이 남아 그 학생이 18세가 됐을 때 하버드대에 입학했으나 그 사실이 밝혀져 입학 취소 통보를 받았다.

우리는 산업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지구가 다 훼손될 때까지 그 역기능들을 방치해왔다. 지구 곳곳의 기후변화 및 플라스틱 공해가 우리 삶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각국 정부는 이렇게 가면 ‘집단 자살’이며 이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 가능 발전 목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우리는 디지털 지구도 디지털 대전환 및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그 역기능들을 현재 방치하고 있다. 이 역기능들은 자연보다 더 큰 것을 병들게 한다. 다음 세대의 마음과 미래를 병들게 한다. 디지털 지구에도 조속히 지속 가능 발전 목표를 세워야 할 것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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