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vs. SK 망사용료 싸움, 정치권으로..이재명 "문제 있다"

장상진 기자 2022. 10. 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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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추진하던 세계최초 '망사용료 의무화法'
아마존 계열 '트위치'의 화질 제한 조치로 발화
이재명, 트위터서 반대 측 힘 실어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망사용료법 문제점이 있어 보입니다.”

2일 밤 11시54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트위터에 이 같은 메시지가 올라왔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이 대표 지지세가 강한 온라인 IT커뮤니티 ‘클리앙’ 등에서는 ‘이 문제 잡으면 2030 지지 잡는 것’ ‘겜돌이들 민심 잡아달라’ ‘결국 망사용료의 피해는 소비자가 입는다‘등 찬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통신사업자와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 간 갈등이었던 ‘망(網) 사용료’ 문제가 정치 이슈로 부상한 것이다.

망사용료란 쉽게 말해 ‘구글이나 넷플릭스같은 IT·콘텐츠기업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하는만큼, SKB 같은 통신업체에 그에 상응하는 돈을 내라’는 것이다. 우리 국회는 세계 최초로 ‘망(網) 사용료 의무화’ 법안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트위터에 "망사용료법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

법안 발의자와 찬성 측은 ‘외국 대기업으로부터 한국 통신회사의 이익을 지키자’는 논리였지만, 미국 측이 보호무역 문제를 제기했고, 이어 국내에서도 △국내 콘텐츠업계가 입을 피해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품질 저하 △구독료 상승 등 대한 우려가 잇달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아마존의 세계 최대 방송플랫폼 ‘트위치’가 해당 법안을 암시하며 한국에서만 방송 화질을 떨어뜨리는 조처를 취하면서 논란이 급격히 발화했다. 여기에 구글도 비슷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의 광고를 띄우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만 콘텐츠 서비스 질 저하’ 현실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이슈였던 망사용료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세계 최대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였다.

트위치는 지난달 30일부터 ‘서비스 비용 증가’를 이유로 한국에서 최대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축소했다. 그러면서 공지를 통해 “한국의 현지 규정과 요건을 지속해서 준수하는 한편, 모든 네트워크 요금과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왔다”며 “그러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서비스비용 상승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수십만 구독자를 가진 유명 IT유튜브 채널 ‘G식백과‘가 국회에서 논의중인 ‘망사용료’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대선 후보들이 줄줄이 출연했던 유명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도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상태다.

유튜브가 망사용료법에 반대해 지난달 벌였던 캠페인 화면. /유튜브

트위치에 앞서는, 구글의 ‘유튜브’가 망사용료 법안 저지를 위해 지난달 이른바 ’인터넷수호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 광고에서 유튜브는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유례없는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은 국내 인터넷 생태계, 한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와 유튜브 운영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큰 부정적 영향’ 역시 화질 등 서비스 품질 저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정치권서 망사용료 의무화 반대 목소리 시작돼

망사용료 의무화 법안은 현재 국회에 총 7건 발의돼 있는데, 대표발의자 소속 정당은 민주당이 4건, 국민의힘이 2건, 무소속 1건 등이다. 진영 논리로 따지자면, ‘진보’를 표방한 민주당이 반대해야할 이슈지만, 실제 법안 발의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업계에선 ‘국내 통신대기업의 대대적인 로비가 작용한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트위치 이슈가 연이어 터지자, 정치권에서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망사용료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30일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소수의 국내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를 보호하려는 편협하고 왜곡된 애국마케팅을 하다가, 국내 CP(콘텐츠사업자)의 폭망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K-콘텐츠 경쟁력이 강한 K-CP의 재앙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글은 온라인에서 환영받았다. “결국 망 사용료는 통신사만 배불리고 언뜻 망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부담을 지는 것 같지만 결국 부담은 소비자들이 지게 된다” “이거 진짜 말들 많은 법안인데, 꼭 챙겨봐 달라”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친(親)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대표의 글은 캡처되어 확산했다. 이용자들은 “요새 핫한 이슈인데 이준석 같은 국민의힘 젊은 층 대변하는 사람들 부재중일 때 이런 이슈 먼저 가로채는 행보 좋다” “내 이슈에 관심 가져주는 정치인이 좋다”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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