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극단'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 앞두고 폭력사태 심화 우려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지난 2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이 '좌파 대부의 귀환'과 '극우 연장'의 기로에서 최종 승자를 결정짓지 못하면서 오는 30일 결선 투표를 앞두고 경쟁 구도가 한층 가열할 전망이다.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양 극단 간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이번 1차 투표를 앞두고도 여러 건의 치명적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같은 폭력사태가 격화할 우려도 제기된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TSE)에 따르면 3일 새벽 2시 15분(한국시각 오후 2시 15분) 개표가 99.99% 진행된 결과 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76) 전 대통령·노동자당(PT) 후보가 48.43%로 1위를 기록했다.
연임에 도전하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자유당(PL) 후보는 43.20%로 박빙 속 2위를 지켰다.
이날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만큼, 최종 승부는 오는 30일 결선 투표를 통해 가리게 됐다.
이에 두 후보 모두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경쟁도 심화하는 분위기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상파울루에 모인 노동자당 지지자들은 다소 실망스러운 1차 투표 결과에 당혹감을 보였다.
로레아노 다 실바(36)는 "힘든 선거전이 되겠지만 룰라가 이길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호세 안토니우 베네데투(63)는 "브라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의 절반이 아픈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든 현수막에는 '사랑과 진실이 승리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고 AFP는 전했다. 그는 "우리 국민을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룰라뿐"이라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들 지지층 앞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최종 승리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연설했다.
반면, 1차 투표 패배 전망을 뒤엎고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극우 진영은 축제 분위기라고 AFP는 전했다.
이날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총선과 각 주지사 선출 등 지방선거에서 보우소나루 진영 인사 여럿이 승기를 거머쥐었다.
대선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됐던 상파울루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47% 득표해 룰라(40%) 전 대통령을 이겼고, 상원의원 자리는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과학기술혁신부 장관을 지낸 마르쿠스 폰트스가 49.68%로 당선을 확정했다.
특히 상파울루 주지사 자리는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인프라부 장관을 지낸 타르치시오 고메스 드 프레이타스(공화주의자당)가 42%로 1위를 차지, 노동자당의 페르난두 하닷(35%)을 7%p차로 이기고 있다.
상파울루 주지사는 지난 30년간 사회민주당(PSDB)의 '텃밭'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PSDB 후보의 득표율은 3위에 그치면서 결선에 탈락, 지역 민심 대변혁을 예고한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애널리스트 브루나 산토스는 "이번 1차 투표는 '보우소나루 주의'가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더욱 급진적으로 양극화된 환경에서 2차전을 치르게 됐다"고 평했다.
◇양극화 심화 속 치러질 결선…폭력사태 격화 우려
이번 브라질 대선은 이념 지형이 양극화된 전·현직 대통령간 한판 승부란 점에서 브라질 사회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만 선거 관련해 2건의 인명 사고가 경찰에 보고됐다.
세아라 주에서 한 남성이 룰라를 공개 지지한 뒤 칼에 찔려 숨지는가 하면, 산타 카타리나에서는 보우소나루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노동자당 지지자와 말다툼을 한 뒤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일도 있었다.
지난 7월에는 노동자당 당원이 총에 맞아 숨졌고, 그 바로 직전에는 룰라 지지자들 집회 장소에 두 차례의 폭발 공격이 있기도 했다.
더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2위로 결선에 오른 상황에서 그간 선거 불복과 쿠데타 가능성으로 얼룩진 그의 발언들은 이 같은 폭력사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브라질의 전자 투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제기하며 불복 의지를 시사해왔고, 그의 측근 기업인들은 왓츠앱 단체채팅방에서 보우소나루 패배 시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추종하는 괴짜 언행들로 '남미의 트럼프'란 별칭을 얻었는데, 지난해 트럼프 지지층이 워싱턴 의사당을 공격해 5명이 사망하고 149명이 부상한 '1·6 난동'이 브라질에서 재현될 우려도 제기된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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