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리 1.2%'에도 발길뜸한 중기청 대출..9.6만→5만건 뚝

이승배 기자 2022. 10. 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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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주거 독립을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중기청 대출)'의 이용 건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기청 대출 이용 건수는 총 3만 7608건으로 집계됐다.

중기청 대출 이용 건수는 감소를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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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비용 200만원 이상 절감 가능하지만
이용 건수 뚝뚝..올해 8월까지 3.7만 그쳐
'매물 하늘의 별따기' 학습에 정책수요 줄어
"집값상승 등 현실 감안해 운영지침 검토필요"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부동산 앞에 매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주거 독립을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중기청 대출)’의 이용 건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시중 금리가 고공행진 중인 상황에서도 연 1.2% 금리로 목돈을 조달할 수 있지만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학습효과 누적 등으로 정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기청 대출 이용 건수는 총 3만 7608건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 가면 올해 중기청 대출 건수는 5만 건대로 내려앉아, 지난 4년 중 최저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청 대출 이용 건수는 감소를 거듭하고 있다. △2019년 9만 6504건 △2020년 9만 1626에 달했지만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7.5% 급감해 6만 6461건에 그쳤다.

중기청 대출은 연 소득 3500만 원·만34세 이하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최대 1억 원을 연 1.2% 저리로 대출해주는 제도다. 2018년 6월 도입돼 지난해 일몰 예정이었지만, 정부는 주거 안정 기여를 인정해 운영 기간을 2023년 말까지 연장했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월세의 인기가 높아지는 형편이지만 해당 제도를 이용한 세입자는 ‘월 10만 원’ 이자만 부담하면 된다. 대출금리 4%대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해당 제도를 이용하면 연간 200~300만 원의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대출 요건을 만족하는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을 시장이 학습하면서 정책 수요가 뜸해졌다는 분석이다. 집주인·공인중개사들은 융자 등 높은 대출 기준, 긴 심사 기간(2주 가량) 등 까다로운 절차에 중기청 대출을 꺼린다고 말한다. 또 심사 과정에서 불법 증축 등이 발각되는 경우도 집주인들이 거부하는 이유로 꼽힌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중기청 대출은 최종 계약까지 3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근래엔 심사도 더 엄격해졌다고 느낀다”며 “최근엔 ‘중기청 대출’ 매물을 찾아 달라는 청년층도 드물다”고 말했다.

집값 급등한 현실을 외면한 채 지난해 제도 운영 기한만 늘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기청 대출은 보증금이 2억 원 이하 및 전용 면적 85㎡ 이하 요건을 모두 충족한 매물에 한해서 제공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9년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수도권 전세값은 각각 15.3% 뛰었지만, 지난해 정부는 기존 보증금 요건 및 대출 한도를 유지했다. 아울러 6~7% 수준이었던 전월세전환율이 최근 4%대까지 낮아지면서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운영 방침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도권에서) 1억 원 이하의 매물은 현실적으로 찾기 쉽지 않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대출 요건에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며 “기금 확대 등으로 대출 한도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향후 대출 한도 확대 등의 계획에 대해 “이는 기금 운용 계획을 수반하는 정책적 의사결정 사항”이라며 “국토부 및 재정 당국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집값 상승 등 현실 요건을 감안해 운영 지침 재정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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