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펙+, 팬데믹 이후 최대 감산 조짐..국제유가 반등

조해영 2022. 10. 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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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의 모임인 오펙플러스(+)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반등했다.

감산으로 인한 유가 상승 압력과 점점 짙어지는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인한 하락 압력이 맞붙은 모양새다.

산유국들이 대규모 감산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경기 침체와 달러화 강세 등으로 국제유가가 6월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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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33번 고속도로에 석유 펌프잭들이 보인다. 캘리포니아/AFP 연합뉴스

주요 산유국의 모임인 오펙플러스(+)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반등했다. 감산으로 인한 유가 상승 압력과 점점 짙어지는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인한 하락 압력이 맞붙은 모양새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펙플러스가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배럴 이상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통신에 “오펙플러스의 감산량이 전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의 1%인 100만배럴을 넘을 수 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보도대로 하루 ‘100만배럴 이상 감산’안이 합의되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며 2020년 4월 하루 1000만배럴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한 뒤 가장 큰 폭의 감산이 된다. 구체적인 감산량은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오펙플러스는 9월엔 하루 생산량을 10만배럴 줄인 바 있다.

대규모 감산 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3일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3.3%씩 올랐다.

산유국들이 대규모 감산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경기 침체와 달러화 강세 등으로 국제유가가 6월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3월 초 12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안정되는 듯했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6월 초 다시 120달러 수준을 넘었다.

하지만 이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분명해지며 하락하기 시작해 8월 100달러 선이 깨졌고 최근엔 80달러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져왔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로 쓰이는 뉴욕상업거래소 브렌트유 11월 선물은 올 3분기에 무려 24.84% 내린 배럴당 79.49달러로 마감했다. 분기 기준으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23일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세계적인 긴축재정 상태가 광범위한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왔다”며 “이는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것임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제이피(JP)모건 등 주요 은행은 원유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오펙플러스가 적어도 하루 생산량을 50만배럴은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펙(석유수출국기구)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감산 계획에 미국은 반발할 전망이다. 오펙플러스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탭’을 세차례나 밟으며 안정시키려던 국내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 또 주요 7개국(G7)이 12월 초 도입하기로 한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번 감산 결정으로 세계 경제에 하방 압력이 강해지면, 산유국들도 중장기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블룸버그>는 “대규모 감산은 경기 둔화 및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미국과 주요 소비국의 비판을 끌어낼 수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 역시 “감산 결정은 러시아를 처벌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고 있는 미국을 화나게 할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의 어려운 관계 속에서도 러시아의 행동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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