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쏜 최루탄, 인도네시아 참사 더 키웠다
FIFA 경고 무시하고 경찰 중무장
관중 수도 정원 4000명 초과
사망자에 어린이 17명 포함돼
경찰의 과잉 진압이 인도네시아 축구장 압사사고를 더 키웠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1일 발생한 인도네시아 동부 말랑시 축구장 사고에서는 최소 125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에는 어린이 17명도 포함됐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등 외신들은 이번 사고 원인으로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을 지목했다. 경기 패배에 분노한 원정팀 지지자들이 경기장에 난입하며 폭력사태가 시작됐는데, 이를 진압하려던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혼란이 커졌다. 일부 목격자들은 경찰이 관중석으로 1시간 가까이 최루탄을 발사했고, 공포에 질린 수백명이 출구로 달려갔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34명이 사망했고, 부상당해 이송한 사람들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125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경기장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최루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오웬 웨스트 영국 엣지힐대 치안관련 강사는 "이 경우 원거리 무기인 최루탄을 군중 해산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면서 "(폐쇄된 장소에서)사람들이 어디로 흩어질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우스만 하미드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전무이사도 성명에서 "최루가스는 다른 방법이 없을 때만 사용하고, 군중에게 미리 경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축구협회(FIFA)는 경기장에서 최루탄 사용을 금지한다.
현지축구위원회가 수용인원인 3만8000석보다 많은 4만2000장의 티켓을 판매해 당일 경기장은 이미 과밀했다. 경기장 밖에서 소요가 일자 관계자들이 출구 중 일부를 폐쇄해 희생자가 더 늘었다. 경찰이 진압장비와 최루탄을 휴대한 무장상태로 입장한 것 자체가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 이튿날인 2일 인도네시아 SNS에는 '살인마'를 뜻하는 인도네시아어 '펨부누'를 포함한 트윗이 1만1500개 이상 올라왔다고 NYT는 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TV연설에서 "이번이 이 나라의 마지막 축구 비극이 되길 바란다"면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이번 사고는 인도네시아 축구 관련 사고 중 최대 규모다. 축구는 인도네시아에서 배드민턴 다음으로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로, 관련 폭력 사태도 빈번하다. 호주 방송협회에 따르면 1994년~2019년 사이 축구관련 폭력으로 7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한대당 500억짜리 전폭기 공중 분해 당했다"…러시아 공군의 `대굴욕`
- "아기는 내려놔"…한살배기 아기를 인간방패 삼은 美 20대
- 美 "일본상공 통과한 北 미사일 규탄…추가 불법 행동말라"
- "푸틴, 강제 병합하면 뭐하나"…우크라군에 함락 `초읽기` 이 지역
- "태풍 때문에 수천명 고통받고 있는데"…레이싱 경기 보러 외국 간 이 나라 대통령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카카오식 AI ‘카나나’…시장은 냉혹했다
- 한소희, 숨겨진 ‘1년의 진실’…알려진 ‘94년생’ 아닌 ‘93년생’과 어머니의 수배 아픔 - MK스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