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노벨과학상 '0 vs 25'..올해도 수상 희비 갈리나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3일부터 순차 발표되는 가운데,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탄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올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인 과학자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연구 현장에선 노벨상을 직접 목표할 필요는 없지만 이전에 없던 최초 연구에 시상하는 노벨상 특성은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노벨상은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4일)·화학상(5일)·문학상(6일)·평화상(7일)·경제학상(10일) 순으로 발표된다. 노벨상은 1901년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상으로, 통상 과학상은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 연구에 시상한다.
앞서 지난달 21일 국제학술정보기관 '클래리베이트'는 노벨 문학상을 제외한 4개 분야에서 유력 수상 후보자 총 20명을 전망했다. 논문 인용지수 상위 0.01%에 해당하는 연구자들이 대상이었다. 활동 국가별로 미국 14명, 일본 3명, 영국 2명, 독일 1명이 거론됐다.
이 기관은 2014년 유룡 한국에너지공대 교수, 2017년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2020년 현택환 서울대 교수, 2021년 고(故) 이호왕 교려대 교수 등을 후보로 거론했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반면 노벨과학상 25명 배출한 일본은 올해도 유력 후보를 배출했다.
일본 히로시마공대 김범성 교수의 저서 '어떻게 일본 과학은 노벨상을 탔는가'에 따르면, 한일 과학사는 깊이부터 다르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 때부터 과학 선진국으로 유학생을 보냈다. 당시 일본은 서구로부터 단순 지식 습득에 머물지 않고, 지식의 생산 방법까지 도입하고자 했다. 그 결과 유럽 문명권에 속하지 않고 가장 먼저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노벨상은 1901년 첫 시상이 이뤄졌는데, 첫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독일의 에밀 폰 베링이 선정됐다. 그해 베링과 경합했던 후보는 일본의 기타사토 시바사부로였다. 수상에 실패했지만 베링과 기타사토는 같은 연구실에 소속된 세균학 권위자였다. 일본은 1949년 유카와 히데키를 시작으로 지난해 마나베 슈쿠로 박사까지 총 25명이 노벨과학상을 받았다.
일본은 20세기 초반부터 세계 최고 과학자들을 자국에 초청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1922년 일본행 배에서 노벨상 소식을 접했고, 독일 하이젠베르크나 덴마크 닐스 보어 등 최고 과학자들도 당시 일본을 방문했다.
반면 한국은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을 시작으로 연구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KIST는 1917년 설립된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가 모델이었다. 단순 비교하면 50년 차이다. 다만 수십 년간 기초연구 예산을 늘리고 2011년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신설하며 과학강국을 맹추격 중이다. 해외 석학들이 "15년 내 한국이 노벨과학상을 배출할 것"이라는 언급이 단순 립서비스가 아닌 이유다.
지난 7월에는 한국계 미국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가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허 교수는 초·중·고부터 대학까지 20년 이상 한국에서 교육받았던 인물이다. 과학계에선 "노벨상을 직접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추격형 연구가 아닌 이전에 없던 기초원천 연구에 대해선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공감한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허준이 교수가 필즈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국민이 국내 연구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정부는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연구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연구에 몰입해 세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이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우리나라가 추격국가(Fast-Follower)에서 원천기술 선도국가(First-Mover)로 도약하려면 전략기술 육성과 도전적·혁신적 환경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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