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모르는 빅테크의 횡포.. 애플 기습인상에 속앓는 업계

윤선영 2022. 10. 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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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앱스토어 인앱결제 가격↑
넥슨·엔씨 등 유지.. 카톡은 조정
국회, 7일 국감 애플대표 증인채택
애플. 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이 기습적으로 앱스토어 인앱 결제 가격을 인상하면서 콘텐츠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 지배적 위치에 올라서 있는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횡포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국민들의 콘텐츠 이용부담도 커지고 있다.

3일 IT·게임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공지한 앱스토어 결제 가격 변경일이 다가오면서 콘텐츠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앞서 애플은 오는 5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일본,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 앱스토어 내 결제 통화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앱스토어 내 콘텐츠 가격을 총 87개 구간(티어)으로 나눠놓고 있다. 개발사들은 애플이 제시한 가격표대로만 콘텐츠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데 0.99달러인 1티어를 기존 1200원에서 1500원, 1.99달러인 2티어를 2500원에서 3000원 등으로 인상한다는 것이다.

티어 단위 자체는 정해져 있지만 상품의 티어는 개발사 판단에 따라 변경하는 게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개발사들은 소비자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티어를 낮추거나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가격 인상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부분의 콘텐츠 업체는 가격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 업체들은 소폭의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최대한 기존의 판매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공지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을 볼 수 있는 쿠키(유료 이용권) 개수를 조정해 개당 120원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반면 콘텐츠 가격 인상을 결정한 곳도 있다. 카카오톡은 최근 공지를 올리고 애플의 인앱 결제 가격 인상에 맞춰 오는 6일부터 이모티콘을 살 수 있는 화폐 단위인 초코 가격을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100초코는 1200원에서 1500원, 200초코는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르는 식이다. 다만 PC 웹페이지에서 이모티콘을 구매하면 기존 가격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명확한 인상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상이 기습적으로 이뤄졌고 그마저도 통보 형식이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했던 구글의 경우 3개월 전부터 정책 변화를 예고했는데 애플의 이번 가격 인상은 너무 갑작스럽다"며 "최대한 가격을 방어하고자 노력 중이지만 시스템 개발, 내부 논의 등에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당황스러운 조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달러 영향으로 인한 환율 상승분을 반영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도 "원·달러 환율이 내려간다고 인앱 결제 가격을 다시 인하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횡포로 국내 기업이 속앓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가격 인상에 따라 구글 역시 같은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구글은 지난 6월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콘텐츠 결제 수수료율을 기존 15%에서 최대 30%까지 인상한 바 있다. 웹 결제를 이용하면 기존 가격 그대로 이용할 수 있지만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들이 독점적 지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몰라 이마저도 적극적으로 알리기 힘들다. 실제 구글은 카카오가 아웃링크를 삭제하지 않자 카카오톡 새 버전(v.9.8.6)의 플레이스토어 내 업데이트를 중단하기도 했다.

국회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갑질을 이번 국정감사에서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피터 알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를 오는 7일 열리는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내 앱 마켓 시장에서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따져 묻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특성상 알덴우드 대표가 출석하더라도 '본사 지침'을 언급하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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