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거점 K창업가 1200명 뭉쳤다.."후배 외로움 덜고 자금도 지원"

뉴욕(미국)=고석용 기자 2022. 10. 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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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진격의 K-스타트업, 세계로!]미국 뉴욕-10뉴욕 기반 창업자 모임 KSE 윤준석 부회장 현지 인터뷰
2010년대 들어 뉴욕의 창업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면서 한국계 스타트업들도 늘고 있다. 뉴욕을 주무대로 한 한국계 창업가들은 비영리단체 'KSE(한인창업인협회)'를 조직해 교류·협업하고 있다. 타지의 창업가로서 겪는 차별이나 외로움을 극복하는 등 정신적·사업적으로 성장하자는 취지다. 최근엔 자체 벤처펀드도 결성, 회원사 성장을 본격적인 지원활동에 나섰다.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미국 IT·스타트업 업계…K스타트업도 모였다
지난달(9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플랫아이언 지구 인근 위워크 사무실에서 만난 윤준석 KSE 부회장은 "KSE는 뉴욕 등 미국 동부의 한인 창업자들끼리도 뭉쳐보자는 취지로 결성된 민간 비영리 네트워크"라며 "현재 1200여명의 한국계 창업자 및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출신의 이민자들로 구성된 미국 사회는 출신지 등 소규모 네트워크가 산업·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역할을 한다. 빅테크 등 비교적 최근 탄생한 IT업계나 스타트업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가 페이팔 출신들끼리 똘똘 뭉쳐 이른바 '마피아'처럼 행동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계, 인도계 네트워크도 미국 IT·스타트업 생태계를 움직이는 핵심 네트워크다.

KSE가 처음 조직된 것은 2012년이다. 이스라엘계처럼 한국계도 네트워크를 조직해보자는 취지였다. 어릴 적 뉴욕으로 이민 온 이상화 다크매터(DarcMatter) 대표가 중심이 돼 설립됐으며, 이 대표가 지금도 KSE 회장직을 맡고 있다. 윤 부회장은 2016년 KSE에 합류했다.
창업가 '외로움' 해소하러 뭉쳤다…눔·피스컬노트도 멘토로
실시간 소셜미디어 분석 솔루션 스타트업 심플리치의 에드워드 김과 함께한 KSE 네트워킹 행사 /사진=KSE홈페이지
KSE의 핵심역할은 '네트워킹'이다. 윤 부회장은 "타국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는 것은 상당히 외로운 일"이라며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에 다양한 어드바이저나 멘토가 있다고 하지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감정적으로 의지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부회장도 같은 경험이 있었다. 윤 부회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까지 다니다 2002년 미국에 유학왔다. 이후 2007년 애드테크(AdTech) 스타트업 이미지스페이스미디어를 창업하고 5년 만에 인수합병(M&A)으로 엑시트까지 성공해 '성공한 사업가'로 평가받았지만 외로움은 그를 계속 따라다녔다. 윤 부회장은 "고용부터 자금관리까지 모르는 게 너무 많았고 감정적으로 힘겨울 때가 정말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의 두 번째 창업인 컬리너리에이전트(CulinaryAgent)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요리학교를 졸업한 전문 요리사들의 취업과 커리어 설계를 돕는 플랫폼이다. 2016년 6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40억원을 인정받았다. 윤 부회장은 "이때부터는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해 더 이상 공격적인 투자를 유치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윤 부회장은 KSE 활동처럼 후배 창업자를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 대표는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창업자들은 자리만 만들어주면 자연스레 서로 벤처캐피탈(VC)을 연결해주기도 하고, 성공 노하우를 전해주기도 한다"고 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눔의 정세주 대표나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한 피스컬노트의 팀 황 대표도 KSE 행사에 단골로 초청되는 인사다. 스트롱벤처스, 화이트스타캐피탈 등 현지 VC들과 PE(사모펀드) 투자사 등도 행사에 참여한다.
최근 130만달러 펀드 결성…"후배창업가 성장 지원"
KSE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19 봉쇄로 한동안 오프라인 모임이 주춤했던 KSE는 지난달부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네트워크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직접 후배 스타트업들에 투자할 펀드도 만들었다. 윤 부회장은 "자금이 필요한 후배 한국계 창업가들을 조금이나마 지원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1차로 결성한 펀드는 130만달러(18억7000만원) 규모다.

VC나 사모펀드(PEF)처럼 직접 기업가치를 산정하거나 투자심사를 할 예정은 아니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KSE의 스타트업이 미국 VC 투자유치에 성공하면 5만 달러를 연계 투자하는 방식으로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리비용 등을 감안해 펀드 규모도 앞으로 200만달러(29억원)를 넘기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부회장은 KSE의 역할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에 이어 뉴욕에도 한국계 창업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대부분 핀테크, 광고·미디어, 패션 분야 스타트업이 주류라고 했다. 윤 부회장은 "KSE 멤버 상당수는 한국계 창업가들을 만나는 게 좋아서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며 "뉴욕 등 미국 동부에서 창업했거나, 새롭게 지사를 설립했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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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미국)=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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