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재추진… 한일관계 '변수'되나

노민호 기자 2022. 10. 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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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진 사도(佐渡)광산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잠정 추천서를 최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일본 정부는 올 2월 우리 정부의 반대 등에도 불구하고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했으나, 당시 유네스코는 '자료 미흡'을 이유로 해당 추천서를 자문기관에 송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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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개선 기조에 영향 미칠 수도… 전문가 "상황 지켜볼 필요"
일본 사도광산. 2022.05.09.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진 사도(佐渡)광산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잠정 추천서를 최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한일정상회담과 외교장관회담 등 고위급 교류를 통해 개선 시도가 이어지고 한일관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 소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사도광산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잠정 추천서를 제출했다.

일본 정부는 올 2월 우리 정부의 반대 등에도 불구하고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했으나, 당시 유네스코는 '자료 미흡'을 이유로 해당 추천서를 자문기관에 송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유네스코는 일본 측이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숨기는 '역사미화' 행보가 아니라 제출한 서류에 광산 내 일부 시설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단 점을 문제 삼았고, 이에 일본 정부는 해당 부분을 보완해 잠정 추천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일본 니가타(新潟)현 소재 사도광산은 나가사키(長崎)현 소재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와 마찬가지로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곳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제한 채 사도광산이 17세기 에도(江戶)시대 일본 최대 금광이자 세계 최대 금 생산지였단 점을 부각, 일종의 '꼼수' 등재를 추진해 논란이 일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앞서 우리 정부의 반발을 고려해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보류'하려 했으나,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 내 극우 성향 인사들의 반발 때문에 결국 등재 신청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부 청사. ⓒ News1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약식' 정상회담 당시 양국관계 개선 기조를 재확인하긴 했지만, △올 7월 사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 '국장(國葬) 강행' 논란, 그리고 △자민당과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간 유착 의혹 등으로 국정수행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사도광산 문제에 대해선 전향적 태도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특히 일본 측은 지난 2015년 '군함도'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던 과정에서 했던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알리겠다"는 약속도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도광산 문제와 맞물려 양국관계에 또 다른 '악재'로 부상할 수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일 양국 간엔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이 최대 난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일단 사도광산 문제와 관련해선 올 1월 구성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그 대응방안을 강구해간다는 방침. 외교부 당국자는 사도광산의 유네스크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는 "정부가 다자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안"이라며 한일 양자관꼐와는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 또한 "사도광산 건은 일본이 무리하게 추진한 데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올해 러시아에서 열릴 세계유산위원회가 연기됐다. 내년 이후의 심사 일정도 미정"이라며 "우리 측은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21개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가 결정한다. 등재는 세계유산위 위원국 3분의 2(14개국) 이상의 찬성으로 성립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만장일치'가 관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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