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셋 '신인 작가'의 첫 사진 이야기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한겨레 2022. 10. 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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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년 다닌 직장을 그만둘 때 은퇴 후 삶이 준비되지 않았다 . 경제적 ·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다가 작은 사업을 벌였지만 퇴직금마저 날렸다 . 그 허탈감을 달래면서 마음 수양을 위해 5 년 넘게 서예를 했다 . 그러나 시도, 자신 만의 서체도 이루어내기 어려웠다 . 붓을 내려놓고 카메라를 잡았다 .' ' 사진을 시작할 때 고급 카메라 구입이 여의치 않아 파나소닉 하이엔드 ( 렌즈 일체형 ) 로 첫 출사를 나갔다 . 강사 말대로 설정하고 촬영해도 아웃포커싱이 되지 않았다 . 그 카메라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말에 실의에 빠져 오랜 동안 시간만 흘려보냈다 . 렌즈 교환식 소형 미러리스를 구입하고 다시 시작했다 .'

최 작가에게 '빛갈림 ' 이란 사진기법을 배운 적이 있었다 . 설명해준 대로 몇 번을 해봐도 제대로 찍히질 않았다 . 내 카메라 역시 렌즈 일체형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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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축하합니다] 최성수 작가에게 주는 양성숙님의 글
2019년 5월 서울 종묘 출사 때 친구가 찍어 준 최성수 작가의 모습. 양성숙 주주 제공

최성수 사진작가가 올여름 포토에세이 < 빛 따라 구름 따라 >(푸른세상) 를 냈다 . 15 년간 뚜벅뚜벅 이어온 결실이 ' 생각나는 대로 ', ' 발길 닿는 대로 ', ' 눈길 가는 대로 ' 3 부에 담겼다 .

우리는 < 한겨레 : 온 > 필진과 편집위원으로 인연을 맺었다 . 2017 년 9 월 < 한겨레 : 온 > 에 올린 작가의 첫 기사 ‘ 염전의 그 ’ 는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 염전의 ' 그 ' 라고 해서 인물이 등장할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 염전에서 쓰는 도구를 넣어두거나 소금을 쌓아두는 나무창고에서 ‘그 ' 를 찾아냈다 . 오랜 세월 시커멓게 찌들고 헐어가는 창고 벽면에 새겨진 누구도 보지 못한 ‘그 ' 를 사진가의 시선으로 발견해낸 것이다 . 그리고 ‘그 ' 의 이미지에 이야기를 덧붙였다 . 그는 염전에서 소금에 절어가며 일해온 일꾼에서 더 나아가 우리나라 산업화의 일꾼까지로 시선을 확장해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

2016년 1월 전남 신안의 태평 염전에서 찍은 최성수 작가의 ‘염전의 그’. 푸른세상 제공

‘ 30 년 다닌 직장을 그만둘 때 은퇴 후 삶이 준비되지 않았다 . 경제적 ·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다가 작은 사업을 벌였지만 퇴직금마저 날렸다 . 그 허탈감을 달래면서 마음 수양을 위해 5 년 넘게 서예를 했다 . 그러나 시도, 자신 만의 서체도 이루어내기 어려웠다 . 붓을 내려놓고 카메라를 잡았다 .’ ‘ 사진을 시작할 때 고급 카메라 구입이 여의치 않아 파나소닉 하이엔드 ( 렌즈 일체형 ) 로 첫 출사를 나갔다 . 강사 말대로 설정하고 촬영해도 아웃포커싱이 되지 않았다 . 그 카메라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말에 실의에 빠져 오랜 동안 시간만 흘려보냈다 . 렌즈 교환식 소형 미러리스를 구입하고 다시 시작했다 .’

최성수 작가의 첫 이야기 사진집 <빛 따라 구름 따라> 표지. 푸른세상 제공
2016년 6월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찍은 최성수 작가의 사진. 피로에 지쳐 앉아 있는 여자와 창 밖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다. 푸른세상 제공

그렇게 꾸준히 지켜온 여정에서 작가는 ‘ 이야기 사진 ' 이란 자신 만의 길을 찾았다 . 그 길을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걸어가리라고 확신한다 .

‘ 이야기 사진 ' 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 “ 사진은 이야기다 . 빛의 이야기고 시간의 이야기다 . 밝음과 어둠에 대한 이야기며 씨앗이 싹터 열매를 맺고 시들다 사라져가는 이야기다 . 또한 사람 이야기다 . 내 이야기이자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 이야기다 . 시들고 늙되 추한 모습이 아니라 영그는 모습으로 사라지고 싶은 내 마음의 이야기다.”

< 빛 따라 구름 따라 > 에는 모두 123 장의 사진이 실렸다 . 나와 이웃을 아우르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다양하게 포착해 놓았다 . 사진 곁에 다정한 친구처럼 속살거리는 글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

그는 사진을 ‘가슴으로 정성으로 ' 담으려 했다고 한다 . 퇴직 전 공장 책임자로 일했을 때 ‘ 책임자는 가슴으로 근로자를 품어 안고, 근로자는 작업을 정성으로 ' 라는 근로협약을 마음에 새기고 일했다 .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

최 작가에게 ‘빛갈림 ' 이란 사진기법을 배운 적이 있었다 . 설명해준 대로 몇 번을 해봐도 제대로 찍히질 않았다 . 내 카메라 역시 렌즈 일체형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손수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구입해서 건네주더니, 어안렌즈도 써보라고 주고는 끝내 돌려받지 않았 다 . 언젠가부터 동료 필진들은 우리를 스승과 제자로 부른다. 내가 감히 그 의 제자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가 나의 스승인 건 맞다 . 물고기를 던져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준 스승이다 . 그래서 ‘사진 친구’라며 내게 책의 초고를 봐달라 했을 때 흔쾌히 응했다 . 고마울 따름이다 .

‘ 내 사진에 주인공이 되어준 분들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한다 ' 는 따뜻한 그의 첫 인사말이 울림을 준다 . 올해 여든셋 ‘신인 작가’의 첫 작품집 출간을 진심을 담아 축하드린다 .

서울/양성숙 주주

원고료를 드립니다-<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5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또 함께 성장해온 주주들에게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온(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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