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댄스 저작권을 통한 K팝 산업의 활성화

함상완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입력 2022. 10. 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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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수 겸 작곡가인 유희열의 표절 논란이 있었다. 유희열은 대중음악가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표절이란 일반적으로 저작물간 실질적인 표현이 비슷한 경우는 물론, 전체적인 느낌이 유사한 경우까지 포함한다. 음악의 표절 여부에 대한 판단은 평론가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판례는 표절 기준이 몇 마디 이상의 소절이 동일한가 하는 양적인 부분을 넘어 멜로디, 화음, 리듬, 음악의 형식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최근 논의는 작사나 작곡 이외에 춤, 안무에서도 표절이 가능한지, 저작권이 인정되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엠넷'의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스우파)', '스트리트 맨 파이터(스맨파)' 등을 통해 댄서들이 대중매체에서 활약하고,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이런 논의가 더 촉발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작권법과 판례상 안무 저작권 자체는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안무 저작권이 인정되더라도 음악 저작권만큼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기존 연예계에서 오랫동안 굳어진 선입견 때문이다.

흔히 안무가는 '백댄서'라고 불린다. 이런 용어는 가수 중심의 기존 사고 탓이다. 가수를 기준으로 보면 안무가들은 '백업'(예비나 보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듣는 음악'이 아니라 '보는 음악'에서 안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K팝 댄스 음악의 경우 음악을 듣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음악에 맞춘 댄스를 보기 위해서 유튜브를 찾는다고 할 수도 있다. K팝 안무가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도 K팝 작곡 작사의 권리와 마찬가지로 일정 부분 보호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안무 저작물로 등록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저작물로 인정받으려면 안무 형태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데이터로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3D(3차원) 모션캡처 등의 문서, 영상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과정도 번거롭다 보니 안무가 입장에서 안무를 저작물로 등록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안무 저작권 등록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이것이 어렵다면 모태펀드를 통해 관련 업체를 지원하는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소프트파워, 지적재산권 보호와 수익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안무 저작물을 인증하고 안무가의 수익을 배분할 기관이나 제도의 보완도 필요하다. 음악은 저작권을 등록하고 관리하는 기관, 저작권료 지급 구조 등 관련 체계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발전했다. 반면 안무는 저작물로 등록되더라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을 배분하며 제도개선을 요구할 기관이 미비하다. 2014년 11월 한국 안무협회가 출범해 김태우, 싸이, 에이핑크 곡 등의 안무 일부를 저작물로 공표했지만 아직 안무 저작권의 개념 자체가 대중화되지 않아 안무 저작권 관련 기관이 음악저작권협회처럼 안무 저작물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기 어렵다. 국회 입법이나 관계부처 부령을 통해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기존 협회를 포함해 민관이 협력할 수 있는 공공기관을 통해 파급력이 큰 안무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물론 창작과 표절의 경계 설정이 어려운 안무 저작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자유로운 창작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원론적인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안무 저작권을 주장하기보다 안무가가 속한 에이젠시에서 K팝 스타 소속사와 협상을 통해 즉각적인 수익창출로 연결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우월한 전략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안무 저작권이 인정돼야 하는 것은 다른 저작물과 마찬가지로 안무가의 창작물도 일정 부분 보호돼야 댄서들의 전반적인 권익도 향상되고 그래야 젊고 역량 있는 댄서들이 다양성을 확보하고 K팝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지만 안무 저작권 보호를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내야 할 시점이 됐다.

함상완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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