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남미 3개국 순방..브라질 정권교체 앞두고 '핑크타이드' 관리

최서윤 기자 2022. 10. 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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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줄줄이 '좌향좌' 정권교체 이룬 콜롬비아·칠레·페루 방문 예정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부터 일주일간 콜롬비아와 칠레, 페루 3개국 순방 일정을 수행한다.

이들 3개국은 작년부터 줄줄이 '좌향좌' 정권교체를 이룬 국가들로, 중남미 지역에 완연한 '핑크타이드(좌파물결)'를 관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남미 핑크타이드는 이달 브라질 대선으로 '완성'될 것이 유력한 점, 미국이 산적한 외교 난제로 '뒷마당' 중남미에서 주춤한 사이 중국이 공격적인 대중남미 경제외교를 펼치는 점, 콜롬비아 새 정부가 베네수엘라와의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는 점이 이번 순방의 중요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의 중남미 순방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3~4일 콜롬비아를 찾아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을 예방하고, 5일 칠레로 이동해 가브리엘 보릭 대통령을 예방한 뒤, 6일 페루에서 열릴 미주기구(OAS)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다. 아울러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7일까지 순방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방문 기간 블링컨 장관은 이민자와 마약 문제,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기후변화, 베네수엘라 위기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대만 위협 같은 굵직한 지정학적 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남미는 여전히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라는 점을 어필하려는 게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는 점을 미 당국자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다.

가브리엘 보락 칠레 대통령이 작년 12월 산티아고에서 결선 투표 승리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작년 여름 페루를 시작으로 줄줄이 좌향좌 정권 교체를 이룬 3개국을 콕 집어 순방하는 점에서 이 같은 의도는 강하게 읽힌다.

특히 올여름 집권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새 정부는 콜롬비아 사상 첫 좌파 정부로, 인근 베네수엘라와의 외교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으로선 자국이 시행 중인 대베네수엘라 제재 약화를 우려할 수 있다.

이 같은 중남미 신(新) 좌파 정부들과 이념적 대립을 하는 대신, 시장 친화적인 실용적 정책을 유도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관리하는 게 미 당국자들의 바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브라이언 니콜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수석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정치적 스펙트럼으로 국가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 인권에 대한 그들의 헌신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3개국을 방문하는 것이며, 우리는 이들 정부와의 관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칠레의 정치 분석가 기예르모 홀츠만은 "이번 방문은 중남미와 중국 간 관계 심화 속 라틴아메리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려는 미국의 노력을 반영한다"고 평했다.

2일(현지시간)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당선 최유력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지지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2. 10. 2.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이번 순방 일정이 브라질 대선 투표 하루 만에 이뤄지는 점도 이목을 끈다. 2000년대 초반 중남미 1차 핑크타이드를 겨냥했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2003~2010)의 복귀가 유력해서다.

전날 치러진 투표 결과 룰라 전 대통령은 48% 득표, 연임에 도전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43%) 현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최종 승자는 과반을 넘겨야 하는 만큼 오는 30일 결선 투표가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페루 리마에서 열릴 OAS 장관급 회의에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새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남미에서는 2018년 출범한 △멕시코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볼리비아 루이스 아르세 △페루 페드로 카스티요 △칠레 가브리엘 보릭 △온두라스 시오마라 카스트로 △콜롬비아 구스타보 페트로 정부 등 좌파 정부가 집권 중이다.

브라질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복귀하고 이들 국가가 결집할 경우 미국 주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쿠바 미겔 디아스카넬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3대 정부와의 관계 개선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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