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보다 더 많이 수출하는 '바다의 검은 반도체'를 아시나요?

세종=김훈남 기자 입력 2022. 10. 3. 11:30 수정 2022. 10. 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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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 시즌2](12)김

[편집자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 수산물.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서울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요즘은 학교에서 단체 급식을 하지만 단체 급식이 일반적이지 않던 시절 점심시간은 다양한 반찬 냄새가 교실을 가득 채웠다. 주변의 단골 표적이 되는 햄이나 동그랑땡부터 교과서 테러의 주인공인 김치까지. 이 가운데 어느 교실에서나 한명쯤은 '꼭' 싸오는 반찬이 중 하나가 바로 '김'이었다. 소풍이나 나들이에선 식사의 조연급이던 김이 '주조연'급으로 격상된 김밥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중·일 동북아시아에서만 양식하는 김…매년 지구 68바퀴 분량 만든다

김은 분류학적으로 '김파래과(Bangiaceae)' '김속(Pyropia)'에 속하는 홍조식물이다. 학명은 종류에 따라 △방사무늬김 Pyropia yezoensis △잇바디돌김 Pyropia dentata △모무늬돌김 Pyropia seriata이고 영어로는 'Laver', 일본말로는 'Nori(のり)', 중국말로는 '자채(紫菜)'로 불린다.

대부분 조간대 갯바위에 붙어서 서식하고 여름은 실모양의 '사상체'로 지내다가 겨울철이 되면 우리가 흔히 아는 잎사귀 모양의 '엽체'가 된다. 찬 바다를 좋아하는 '한해성 해조류'로 주로 겨울철에 양식하고 김이 살기 좋은 수온은 8~22도(℃)이다.

김을 양식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뿐이다. 우리나라는 △방사무늬김 △잇바디돌김 △모무늬돌김 등 3종을 양식하고 중국은 방사무늬김과 하이타넨시스김을, 일본은 방사무늬김을 양식한다. 북한은 참김과 방사무늬김 등 2종을 양식하고 있다.

김을 양식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종자인 사상체를 배양한 뒤 잘게 잘라 굴껍질에 이식해 6개월정도 기른다. 이후 씨앗 주머니에서 나온 '씨앗'을 김발에 붙여 바다에 설치한 후 두 달 정도 키우면 물김을 생산할 수 있다. 수확한 물김은 마른김으로 가공한 뒤 바로 판매하거나 조미김으로 가공해 식탁으로 보낸다.

종자에서 가공품까지 과정은 1년가량이 걸린다. 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김은 주로 11월부터 맛을 볼 수 있다. 세계 1위 마른김 생산국인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물김은 연간 45만~50만톤으로 마른김으로 생산 시 120억~130억장 정도다. 지구를 68바퀴 돌 수 있고 여의도 면적의 179배, 국민 1인당 250장을 소비할 수 있는 물량이다.

'김'여익 선생을 아시나요? 600년 우리 식탁을 채운 김
우리나라에서 김을 먹은 기록은 14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경상도지리지에는 김을 '해의(海衣)'라고 해 토산품으로 기록돼 있다. 1478년 나온 동국여지승람에는 김이 광양의 토산품으로 임금에게 진상됐다는 기록이 있다.

김이 양식된 시기도 1640년부터로 알려져있다. 전남 광양 태인도에서 김여익이라는 사람이 대나무 섶을 꽂아 김을 생산하는 방식을 고안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김'이라는 명칭이 김 양식법을 개발한 김여익의 성을 따온 것이라는 설도 있다. 바꿔말해 우리나라는 최소 600년 전부터 김을 소비하고 400년 가까이 양식해온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양식하는 김은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 모무늬돌김 등 3종이다. 방사무늬김은 얇고 부드러워 주로 김밥용으로 쓰이고 전체 양식량의 70%를 차지한다. 잇바디돌김과 모무늬돌김, 즉 '돌김'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양식하는 종이다. 생김새가 창자와 비슷하다고 해서 '곱창김'이라고도 불리는 잇바디돌김은 특히 씹을수록 구수하고 특유의 단맛이 나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품종이다.

참김은 현재 북한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생산 중이다. 엽체가 얇아 부드럽고 특유의 향이 있어 고품질로 알려져 있다. 남한도 과거 참김을 양식했으나 방사무늬김의 우수한 환경 적응력과 번식력 탓이 상대적으로 양식에 불리한 참김이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해주대경가공사업소가 새로 개건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문제를 직접 '밝혀주었다'라며 이 공장에서 각종 수산물이 종합적으로 가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농수산식품 분야 수출 1위 품목…한때 포로 학대 음식에서 저칼로리 건강식으로

김의 또 다른 모습은 수출 효자 상품이다. 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제적 가치가 높은 해조류로 수산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9838톤(t), 15억원어치 양식생산을 했으나 △1994년 27만톤 △2000년대 21만톤 △2010년대 45만톤 수준으로 생산이 늘었다. 2020년에는 52만6000톤, 5600억원어치를 생산했고 지난해 54만8000톤 4750억원어치를 생산해, 최근 5년간 평균 56만톤가량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김은 저칼로리 건강식으로 유명해지면서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은 2010년 64개국을 상대로 1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이후 지난해 단일 품목으로 114국에 6억93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K-푸드의 대표 상품인 라면(6억8000만달러), 궐련(담배·6억7500만달러)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김은 농수산식품 중 1위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으며 '바다의 검은 반도체'로 불리고 있다.

한때 서양인들에게 김은 고문도구로 비쳐지기도 했다. 특위의 검은 색상과 종잇장 같은 모양 탓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 재판에서 일본의 포로학대 문제를 지적할 때 '일본군은 포로들에게 음식이 아닌 '검은 종이'를 먹였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감수 = 박은정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식물품종관리센터 해양수산연구관

우리나라에서 양식하는 김 3종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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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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