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치매 치료제 3상 성공 소식에 6거래일 연속 하락 끊은 삼바 [Why 바이오]

맹준호 기자 입력 2022. 10. 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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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에자이 '레카네맙' 인지장애 27% 지연효과 발표에 6% 상승
"수요 큰 분야라 상용화할 경우 국내 CMO 역할 필요할 것" 업계 관측
미국 메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바이오젠. AP연합
일본 제약사 에자이의 로고 이미지. 로이터연합
[서울경제]

지난주 제약·바이오 분야 상장 주식 중 가장 눈에 띈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였다. 코스피 시장 전반의 하락세에 따라 9월20일부터 27일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하다 미국과 일본 기업이 공동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가 임상 3상 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간의 하락분을 모두 회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9월 20일 전장 대비 1.11% 하락한 80만 원을 거래를 마쳤다. 이후 21일에는 1.75%, 22일에는 0.13%, 23일에는 1.91% 각각 하락했고 26일과 27일에도 1.56%, 0.53%씩 각각 빠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크게 오른 날은 9월 29일이다.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이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인지장애 지연 효과를 확인했다고 27일(미국시간) 발표하면서 29일 증시에서 대량생산 능력을 갖춘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에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79만 원에 시작해 장중 82만 5000원까지 올랐다가 6.0% 오른 81만 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미·일 기업의 치매 치료제 3상 성공의 의미는 적지 않다. 수십년 간 누구도 완전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치매 치료제 분야에서 두 회사가 돌파구를 찾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번 연구는 미국·유럽·일본·중국의 약 1800여 명 대상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레카네맙을 투여한 환자들 중 27%에서 인지 장애 지연 효과가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레카네맙이 3상 시험에서 위약에 비해 알츠하이머 진행을 27% 늦춰 연구의 메인 목표를 달성했다”며 “로슈와 일라이릴리 등 다른 제약사들이 실행하는 유사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치매는 전세계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질병이지만 약물 개발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5500만 명이 앓고 있고, 2050년에는 1억 39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수십년간 다양한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지만 현재까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바이오젠·에자이의 ‘아두헬름’(2021년 6월)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승인이 거부됐고 국내 허가 역시 가능성이 낮다.

이번 레카네맙 3상 결과가 특히 중요한 것은 수십년 간 의학계가 논쟁한 ‘아밀로이드베타 가설’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 가설은 뇌 속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뭉쳐 플라크를 형성하는 게 치매의 원인이라는 이 가설이 과연 맞느냐를 놓고 의학계는 여전히 치열하게 논쟁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임상 3상에서 아밀로이드가 뭉치는 것을 막는 메커니즘의 단일항체치료제 레카네맙이 치매 치료의 유효성을 입증함에 따라 다른 제약사들의 관련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젠·에자이는 가속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것을 비롯해 내년 연말까지 미국, 유럽, 일본에서 완전한 승인과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예상대로 레카네맙이 상용화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068270) 등 대량생산 능력을 가진 CMO들의 역할이 일정 부분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9일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간접 수혜갸 중장기적으로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CMO 업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글로벌 수요가 엄청난 약이어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젠 설비만으로는 어렵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CMO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과거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공동투자했을 정도로 관계가 끈끈한 편이다.

앞으로도 레카네맙은 승인 및 상업화 단계에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치매 치료제 분야에서 레카네맙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알츠하이머에 다시금 쏠리고 있다"면서 “한동안 제약·바이오 업계와 관련 투자업계에서 치매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연합뉴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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