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폐교의 재발견..디지털 인재 미래를 채운다

서미애 2022. 10. 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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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산포초 덕례분교 리모델링후 교육거점 탈바꿈
SW미래채움 전남센터, AI로봇·VR·loT 교육·체험의 장
지역인재육성·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섬마을 찾아가는 SW교육..섬주민·학생에게 큰 호응
나주시 산포초등학교 덕례분교 폐교 모습.

◇‘농촌 폐교’ 교육거점 대변신

전국 농어촌에 폐교가 늘어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이 시골을 떠나 대도시로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폐교를 새로운 지역 교육·문화 창구로 만들려는 시도는 전국적으로 활발하다. 서울신문은 나주시 산포초등학교 덕례분교(폐교)를 리모델링해 4차 산업 핵심교육거점으로 탈바꿈한 ‘소프트웨어(SW) 미래채움 전남센터’를 찾았다.

나주시 산포초등학교 덕례분교 리모델링 후 운영되고 있는 ‘SW미래채움 전남센터’ 모습.

◇다시 찾는 아이들 웃음소리

전남 나주시 산포면 비상활주로 근처에 있는 ‘SW미래채움 전남센터‘.

널찍한 운동장을 앞마당 삼은 1층 건물이다. 교육센터에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AI 표정인식’을 체험하고 있었다.

옆방에 있는 Al창의공작소, Al로봇, VR, 드론 코너에서는 아이들 몇몇이 선생님과 함께 컴퓨터로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시연하며 배우고 있었다.

SW미래채움 전남센터는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고 있다.

황성필 팀장은 정보소외계층인 도서벽지 초.중등학생들에게 SW교육과 인공지능 체험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학생들이 비교적 접하기 힘든 Al로봇과 드론을 배우고 체험하면서 매우 신기해 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는다.

황 팀장은 지역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SW강사로 양성해 지역아동센터의 강사로 채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SW미래채움 전남센터는 지난 2020년 10월 문을 열었다. 초·중학생의 SW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SW, AI, VR·AR, IoT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교육공간으로 거듭났다.

산포면 주민 이모씨는 “산포초교 덕례분교가 2013년 입학생이 없자 문을 닫았다. 농촌지역이라 아이들이 없다. 교실에서는 거미줄이 덕지덕지 쳐지고 운동장은 풀이 무성하게 자라 주변이 황량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문을 닫은 학교에 정보 교육센터가 들어서면서 꿈 많은 아이들이 다시 찾아오자 온 동네에 활기가 생겼다. 주민들은 ‘과학 놀이터’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손자들 보러 가는 교류마당이기도 하다”고 했다.

폐교를 이용한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의 하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전남도, 전남도교육청, 나주시가 손잡고 전남의 소프트웨어 교육 격차 해소에 팔을 걷어 붙였다.

전남도교육청이 이 폐교를 재단법인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무상임대 해 리모델링했다. 2020년 ‘SW미래채움 전남센터’가 들어서면서 4차 혁명 교육핵심거점으로 탈바꿈했다.

이 곳 성루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하는 장예준 군(11)은 “TV로만 보던 것을 교육센터에 와서 직접 피지컬 컴퓨팅 블럭을 붙이고 실행해 보니 아주 신기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SW미래채움 전남센터에서 학생들이 ‘AI 표정인식’ 체험을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마중물’

이곳은 꿈많은 아이들에게 과학 놀이터가 되고 주민들에게는 일자리창출과 만남의 장소가 됐다.

SW미래채움 전남센터 김주희 강사는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교육센터에서 SW전문강사 교육을 받았다. 지금은 학교와 지역아동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단녀에게 좋은 기회를 주고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 혁명시대에 소프트웨어 역량의 차이는 정보격차, 산업·경제적 기회의 격차로 이어져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키우고 있다. 전남지역 초등학교 74%가 양질의 SW교육를 받을 기회가 없다. 산간·도서벽지에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도시 아이들과 정보 격차가 심하다.

SW미래채움 전남센터는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SW교육 전문강사 440명을 배출했고, 이 가운데 104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특히 이곳 출신 전문강사들이 6개 협동조합을 결성해 67명도서지역을 찾아다니며, SW교육을 실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특히 ‘섬마을 찾아가는 SW교육’은 섬주민과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남해 최첨단인 가거도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등 도내도서벽지 취약계층교육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총 2,451명이 수료할 예정이다.

또 정보소외계층 SW교육인원은 1만7795명으로 코딩·로봇·사물인터넷·드론·AI교육 분야가 특히 인기다. 이렇듯 미래 과학도의 꿈을 설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SW미래채움 전남센터에서 SW전문강사 교육을 받고 있다.

◇폐교 활용 정부 제도적 뒷받침 절실

교육·문화의 사각지대인 농어촌에서 폐교를 지역교육문화센터로 활용하는 것은 지역을 살리는 한 방법이다. 폐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까다로운 임대조건을 쉽게 만드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폐교의 성공적인 재활용은 관련 기관 뿐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에 달려 있다.

모정환 전남도의원은 “폐교를 쉼터로만 활용하는 것은 못내 아쉽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환원할 수 있는 학교 시설 아닌가. 생활체육이나 문화활동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주 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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