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탄두 중량' 현무 미사일.. "김정은 은신처도 타격 가능"

허고운 기자 2022. 10. 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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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국군의 날 기념식서 '콜드 론치' 영상 공개
"사거리 따라 2톤급 및 9톤급 등 2종류 개발중"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 ⓒ News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지난 1일 제74회 '국군의 날'을 맞아 탄두 중량이 '세계 최대'급인 것으로 알려진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를 영상으로 공개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맞불' 성격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튼튼한 국방, 과학기술 강군'을 주제로 올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선 군의 '3축 체계'를 설명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한국형 3축 체계'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선제적으로 탐지·타격하는 '킬체인'(타격순환체계)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그리고 △북한의 공격에 대응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 등으로 응징·보복에 나서는 '한국형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특히 군이 이번에 공개한 영상에선 KMPR과 관련해 "여기엔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는 설명과 함께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번 국군의 날 영상에 등장한 미사일에 대해 '현무'란 명칭 외엔 그 세부 종류나 제원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군이 개발 중인 '현무-Ⅳ·Ⅴ' 등 고위력 탄도 미사일은 이른바 '비닉(祕匿·비밀스럽게 감춤) 사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군은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정확한 탄두 중량 또한 같은 이유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군이 '세계 최대'란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8~9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탄두 중량 9톤의 탄도미사일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중국 등 군사 강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이 개발·운용 중인 단거리탄도미사일의 대개 탄두 중량은 500㎏~1톤 수준이다. 2톤급 탄두도 흔치 않다.

우리 군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괴물 미사일'이라고 불릴 정도로 탄두 중량을 크게 키운 나선 건 유사시 타격 대상인 북한의 핵심 군사시설이 대부분 지하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국전쟁(6·25전쟁) 이후 국토를 요새화하면서 주로 화강암 지대에 6000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등 수뇌부가 유사시 숨는 곳은 물론, 핵·미사일 생산·저장 시설도 포함된다.

운동에너지는 질량과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탄두 중량 9톤의 탄도미사일을 정상 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쏜 뒤 마하10(초속 3.4㎞)의 속도로 떨어뜨리면 "전술핵무기에 버금가는 파괴력으로 북한의 지하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핵전력을 보유하지 않은 우리 군 입장에선 이 '고위력 탄도미사일'이 가장 강력한 무기체계란 뜻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충남 계룡대 연병장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열병식을 하고 있다. 2022.10.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또한 같은 추력의 미사일에서 탄두 중량을 줄인다면 비행거리를 수천㎞까지 늘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에 대해 군의 한 소식통은 "현재 개발 중인 '고위력 탄도미사일'엔 사거리를 800㎞ 정도로 늘린 대신 탄두 중량을 2톤 정도로 줄인 버전과 사거리 300㎞ 정도에 탄두 중량을 9톤까지 올린 버전 등 2가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군이 이번 공개한 국군의 날 영상 속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가장 큰 특징은 압축 공기를 이용해 미사일을 공중으로 솟아오르게 만든 뒤 로켓엔진을 점화하는 '콜드 론치'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콜드 론치' 방식은 통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쓰인다.

전문가들은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 등을 이용하는 지상 발사형 탄도미사일에 '콜드 론치' 방식을 적용했다는 건 "그만큼 이 미사일의 발사 하중이 크다는 걸 뜻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국군의 날 영상에 등장하는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구체적인 종류를 두고는 관계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작년 9월 극소수 인사에게만 공개한 '현무-Ⅳ' 미사일의 실제 발사 영상을 이번 국군의 날 영상에 활용했을 수 있다"고 전했지만, 다른 일각에선 "이번 국군의 날 영상 속 미사일도 ''현무-Ⅳ'나 'V'가 아니라 '현무-Ⅱ' 개량형인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군은 작년 9월에도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이때 군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미사일은 '현무-Ⅳ'(탄두 중량 4~5톤 추정)이며 시험발사 당시 350여㎞를 날아가 가로·세로 3m 안팎의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군이 공개한 영상 속 미사일은 시험발사에 성공한 '현무-Ⅳ'가 아니라 '현무-Ⅱ' 개량형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이를 두고 "군 당국이 최신무기의 제원이 주변국에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해 일부러 실제와 다른 영상을 공개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현재 우리 군은 단거리 지대지탄도미사일 '현무-Ⅱ'를 실전배치해 운용 중이다. '현무-Ⅱ'는 사거리에 따라 A·B·C형 등으로 나뉘며 탄두 중량은 500㎏~1톤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6년 전력화됐던 우리 군 최초의 탄도미사일 '현무-Ⅰ'(사거리 180㎞)은 현재는 전량 퇴역한 상태다.

'현무-Ⅲ'는 탄두 중량 500㎏의 단거리 및 준중거리 순항미사일로서 역시 사거리에 따라 A·B·C·D형으로 나뉜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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