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 박찬민·박민하 부녀 인터뷰

오홍석 기자 입력 2022. 10. 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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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추며 큰 인기를 얻은 박찬민 전 SBS 아나운서와 셋째 딸 박민하 씨. 최근 박민하 씨가 사격선수로 두각을 나타내며 배우로도
부지런히 활동해 연일 언론에 오르고 있다. 중학생이 된 딸과 이를 지켜보는 아빠를 만나 이들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박찬민 전 SBS 아나운서와 셋째 딸 박민하 씨.
‘국민 아역배우’가 명사수가 되어 돌아왔다. 최근 '제46회 회장기 전국 중·고등학생사격대회’와 '2022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건 박민하(15) 씨 이야기다. 민하 씨는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으로 이름을 알린 뒤 드라마 '불굴의 며느리’, 영화 '감기’에 출연했다. 그가 전편에 이어 배우 유해진의 딸로 출연한 '공조2: 인터내셔날’도 현재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민하 씨의 성취 뒤에는 그를 배우와 사격으로 이끌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아빠 박찬민(48) 전 SBS 아나운서가 있다. 박 아나운서는 지난해 10월, 20년간 다니던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 방송인의 삶을 시작했다. 두 사람이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 호흡을 맞추던 모습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많을 터. 부녀를 9월 14일 민하 씨가 주로 연습하는 사격장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아빠와 이제 막 눈앞에 다양한 선택지가 놓인 딸. 두 사람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민하 씨는 배우, 선수 중 어떤 타이틀로 불리고 싶은가요.

박찬민 | 민하는 연기를 더 하고 싶어 하죠(웃음).

아 정말요. 그러면 오디션에 참석하거나 연기 강습도 받나요.

박민하(이하 민하) | 감독님들이 종종 불러주시면 참석해요. 아직 연기 수업을 받고 있지는 않는데,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이번에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했는데 어땠나요.

민하 |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미 한번 같이 연기했던 삼촌, 이모들이랑 다시 하니 편안했죠.

박민하 씨는 2019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사격을 시작했다. 사격 중계를 하던 아빠가 "집중력 향상에 좋다"는 동료 해설위원의 말을 듣고 딸을 사격장으로 데려 갔다. 박찬민 아나운서는 기억을 더듬으며 "민하가 처음에는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하는 모습으로 총을 쐈다"고 말했다. 사격을 배운 지 15일 만에 시험 삼아 첫 대회에 출전, 박민하는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결과는 0.3점 차이로 아쉬운 은메달. 그 이후로 연습에 매진해온 그는 최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국가대표팀에 호출됐다. 인천에서 합숙 훈련을 하며 선수 박민하가 처음 경험한 냉정한 승부의 세계는 어땠을까. 그에게 첫 합숙 훈련에 참가한 소감을 물었다.

"부담감 내려놓으니 두 대회 연속 사격 금메달"

핑크색으로 커스텀한 5.4kg 공기소총을 들고 10m 밖 과녁을 겨누는 박민하씨.
배운 지 보름 만에 대회 신기록을 쏘다니, 재능을 타고난 건가요.

민하 | 첫 대회라 기대가 크지 않았어요. 그래서 긴장을 안 하고 쐈는데 생각지 않게 좋은 결과가 나왔죠. 저도 어떻게 가능했을까 고민해봤는데, 어렸을 때부터 연기도 하고 일도 하다 보니 집중력이 (다른 이들보다) 좀 더 좋아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박찬민 | 민하가 다섯 살 때부터 한 일이 사회생활이라고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어른들 사이에서. 그러니까 또래보다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아요. 대회 신기록이라고 하지만, 사격계 사람들 사이에서 초등부 대회는 본격적인 무대라기보다는 취미의 성격이 강해서요. 좋은 결과지만 엄청난 일은 아니었어요.

공기 소총 종목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한데요.

박찬민 | 공기 소총이 한국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나온 종목이라 노하우가 많이 축적돼 있더라고요. 종목을 고르고 보니 소총이 민하에게 더 잘 맞더라고요. 권총은 몸에서 떨어진 총을 팔과 상체로 받치고 있어야 해 상체가 발달한 사람에게 유리해요. 민하는 호리호리하고 상체도 길지 않아 권총보다 소총이 더 잘 맞아요.

민하 씨는 방아쇠를 당기면서 무슨 생각을 하나요.

민하 | 생각은 잘 안 하려고 해요. 다른 생각을 해서 타이밍이 0.1초라도 어긋나면 잘 안 맞더라고요.

최근에 국가대표팀 합숙 훈련을 다녀왔는데, 잠재적인 경쟁자도 있는 거잖아요. 대표팀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민하 | 항상 개인 훈련을 하다 합숙은 처음이었는데요. 여럿이 같이 서서 연습하니 긴장되더라고요. 그래도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코치님께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경쟁심은…. 오히려 처음 만나는 언니들이 "팬인데, 사인해달라"고 하던데요. 다 사이좋게 지냈어요. 사격은 저 혼자 잘하면 되는 거라 경쟁심이 딱히 생기지 않았어요.

연기와 사격을 병행하면 연습 시간을 뺏기는 상황이 있을 것 같은데요.

민하 | 시간이 많지는 않은데요. 잘 배분하면서 병행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직까지 한 가지를 하느라 나머지 할 시간을 뺏긴 적은 없어요.

박찬민 | 사격은 보통의 스포츠랑 좀 다르더라고요. 민하 언니들이 하던 테니스는 체력도 길러야 하고 매일 운동량이 많은데 사격은 멘털 스포츠 성격이 강해서요. 시간과 체력이 엄청 들어가진 않습니다. 배우와 사격 둘 다 충분히 병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만족하지 못하는 성적이 나오면 어떻게 극복하나요.

민하 | 안 그래도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7, 8개월 정도 성적이 잘 안 나와서 걱정이 컸어요.

최근 두 대회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따지 않았나요.

민하 | 맞아요. 대회만 나가면 연습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는데, 8월 대회(제46회 회장기 전국 중·고등학생사격대회)에서부터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하게 임하니 좋은 성적이 나오더라고요.

박찬민 | 그동안의 성적 부진이 부담감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어요. 그래서 대회 3일 전부터 연습을 중단했어요. 민하가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게요. 이후 좋은 결과가 나왔고 그때부터 자신감이 붙어서 다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아요.

이번엔 박찬민 아나운서에게 물었다. 박 아나운서는 현재 아내와 장모님, 딸 셋, 아들 하나, 강아지 세 마리와 살고 있다. 요새 보기 힘든 대가족을 이루며 살기에 집이 늘 복작복작하다. 구성원이 많다 보니 지난여름 강원도 망상 해수욕장으로 휴가를 떠날 때는 강아지 두 마리를 호텔에 맡기고 승합차를 렌트해 떠났다고 한다. 박 아나운서는 직장 생활을 할 당시부터 원체 가정적인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여성동아’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현장에도 부부가 동행했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회식도 마다하고 퇴근 후 매일 가족과 저녁을 같이 먹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이제 사춘기를 맞을 나이가 된 민하 씨도 "가족에게 비밀 없이 모든 일을 털어놓고 지내고, 가족과 노는 게 제일 재미있다"고 말했다. 박 아나운서의 가족에 대한 애정은 어디서 오는지 궁금했다.

"가족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

민하 씨 소식은 자주 들려오는데, 아빠 소식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박찬민 | 프리 선언 이후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보다 시간이 많아져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현재는 종편 방송국 프로그램 하나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돈을 더 벌려면 소속사에도 들어가고 일을 많이 해야겠지만 제 나이가 이제 쉰인데요. 큰 욕심은 없어요.

아빠가 아나운서 프리 선언을 고민할 때 민하 씨는 어떤 의견을 냈나요.

민하 | 저는 아빠가 회사 다니는 모습만 봐서 그런지 일을 그만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웃음). 어쨌든 아빠의 선택이니 존중했습니다.

박찬민 아나운서는 프리 선언 당시 "다양한 경험을 원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요.

박찬민 | 아나운서를 20년 하면서 올림픽에도 여러 번 가고 월드컵도 가고 야구 중계도 하고, 해보고 싶었던 건 다 한 것 같아요. 그래서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려고 회사를 나오기로 결정했죠. 아직까지 거창한 계획은 없습니다. 민하가 뜻하는 바를 이루는 걸 도우려 열심히 도와야죠.

박 아나운서는 인생에서 가족이 1순위군요. 어릴 때부터 가정적인 가장을 꿈꿨나요.

박찬민 | 맞아요. 그래서 자식도 많이 낳고 싶어 했고요. 저를 이해해주는 아내에게 고맙죠. 저는 가족이랑 노는 게 제일 재미있더라고요. 어렸을 때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이 사업으로 바쁘셔서 집에 잘 안 계셨어요. 그러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외로웠던 것 같아요.

아빠가 사격이나 연기 활동할 때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인가요.

민하 | (고개를 끄덕이며) 네.

박찬민 | 잔소리 엄청 심하죠(웃음). 잔소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민하가 스포츠 선수라서가 아니고요. 부모는 잔소리를 해야 하는데, 이게 관심인 거죠. 잔소리는 다 자식 잘되라고 하는 말이잖아요. 세상에 부모 말고 100% 자기 편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성인이 되고 나서도 판단이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까 부모가 리드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와 의견이 다르신 분들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빠는 원해서 방송인이 됐는데, 민하 씨는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나요.

민하 | 저는 어렸을 때부터 관심 받는 걸 좋아했어요. 남들 앞에서 춤추는 것도 좋아하고요. 유명해진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별로 없었어요.

방송을 보면, 학교에서 고생을 좀 했다고 하던데요.

민하 | 고생을 한 건 아니고요. 어느 정도 질투 어린 시선들이 있긴 했죠. 그런데 이제 익숙해져서요. 그런 것들 때문에 힘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박찬민 | 연예인인데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겠죠.

방금 아빠가 민하 씨를 연예인이라고 했는데 민하 씨는 본인이 연예인이라고 생각하나요.

민하 | 음… 그렇지 않을까요(웃음).

"악역 연기 해보고 싶어요"

박민하 씨는 말 그대로 연예인이 맞았다. 그를 알아보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팬들에게 능숙하게 웃으며 'V 자’ 포즈를 취했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영락없는 '프로’의 모습이었다.

인터뷰 도중 박 아나운서가 마시던 찻잔을 테이블 모서리에 내려놓았다. 딸이 팔을 뻗어 조심스레 안쪽으로 옮겨놓는다. 아빠가 딸을 일방적으로 돌보는 사이가 아닌, 둘의 관계가 상호 의존적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같이 방송에서 호흡을 맞추고, 시간이 되면 늘 스케줄에 동행하는 두 사람은 서로를 어떤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물었다.

아빠가 바라보는 민하, 민하가 바라보는 아빠가 궁금하네요.

박찬민 | 민하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뒤) 굉장히 고마운 딸이에요. 흔히 부모 잘 만난 사람을 많이들 부러워하잖아요. 부모 잘 만난 게 큰 운이라고 하고요. 제가 경험해보니 자식을 잘 만나는 것도 아주 큰 복이더라고요. 그래서 민하 엄마한테 너무 고맙고요. 어렸을 때부터 뭘 시켜도 다 잘해내주고, 고맙고 기특한 딸입니다.

민하 | 아빠는 친구 같은 사람이에요. 늘 저희가 원하는 걸 들어주려고 노력해요. 혼낼 때는 혼내지만 아빠가 친구 같아서 우리 가족이 화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두 사람 모두 'n잡러의 삶’을 살고 있는데요. 평소 아빠의 가치관이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하네요.

박찬민 |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민아 같은 경우에는 잘하는 게 많아서 자연스럽게 여러 직업을 갖게 됐죠. 능력이 되고 찾아주는 사람만 있다면 여러 가지를 하는 게 좋죠. 어느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버거워 보일 수도 있지만, 운도 잘 따라주고 있고 아직 어리니까 될 수 있는 대로 다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앞으로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한 사람씩 얘기해주세요.

박찬민 | 저는 큰 욕심은 없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민하가 잘됐으면 좋겠고, 저는 아이들 케어할 만큼만 일이 꾸준히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민하 | 저는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이 목표예요. 사격선수로 활동하면서 연기도 계속하고 싶어요. 나중에 영화 제작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민하 씨는 배우로서 연기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민하 | 음 지금은 하이틴 드라마 여주인공(웃음). 그리고 악역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박찬민 | 성격에 못된 면이 있어야 악역을 하지. 할 수 있겠어?

민하 | (고개를 끄덕이며) 남들이 봤을 때 너무 짜증 나는, 그런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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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도균 
장소협찬 강남사격장 헤비레이어스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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