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느끼는' 웹툰 온다..네이버웹툰의 '신선한 도전'[현장에서]

김정유 2022. 10. 3.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J 4D플렉스와 '문유 4DX' 12일 개봉
웹툰+4D 조합, 단순 애니메이션과 달라
68화 분량을 50분 영상으로, 4D효과 극대화
웹툰 IP확장 나선 네이버웹툰 도전 '의미'
‘문유 4DX’ 속 모습. 실사나 애니메이션화가 아닌, 웹툰 속 그림체와 말풍선이 그대로 등장한다. (사진=CJ 4D플렉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덜컹 덜컹.’ 스크린 속 우주선이 발사 준비를 하자 좌석의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머리 뒷쪽에선 뜨거운 바람이 나와 얼굴을 후끈하게 만든다. 스크린에는 실사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아닌, 웹툰 속 그림체와 말풍선이 움직인다. 익숙한 그림체다. 주인공은 네이버웹툰의 인기 웹툰 ‘문유’. 웹툰과 4D의 만남, 눈으로도 촉감으로도 상당히 당황스러웠지만 신기한 조합이다.

지난달 29일 용산 CGV에서 감상한 ‘문유 4DX’의 첫인상이다. ‘문유 4DX’는 네이버웹툰과 CJ 4D플렉스의 협업으로 탄생한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다. 최근 들어 웹툰 지식재산(IP)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네이버웹툰이 또 한 번 색다른 도전에 나선 셈이다. 단순히 웹툰을 애니메이션화 한 것이 아닌, 웹툰 방식을 그대로 스크린에 재현하고 4D기술을 통해 ‘느끼는’ 웹툰을 구현했다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4DX는 CJ 4D플렉스(CGV 자회사)가 만든 4D 영화 상영시스템의 브랜드다. 이번 협업도 4DX 기술을 확대하려는 CJ 4D플렉스, 웹툰 IP사업의 다양화를 꾀하는 네이버웹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성사됐다. 기획까지 포함한 전체 제작 기간은 약 1년 이상이 걸렸고, 집중적으로 제작에 나선 건 8개월 정도다.

김현주 네이버웹툰 IP사업 담당은 “처음 CJ 4D플렉스에서 제안을 줬고, 우리도 웹툰, 웹소설을 활용한 새로운 장르를 찾고자 했다”며 “작품에 대한 시장성 자체보다는 웹툰 IP를 활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것, 웹툰을 보는 새로운 방식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CJ 4D플렉스는 해외에도 4DX 상영관을 보유하고 있는데 네이버웹툰 입장에선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장르를 확장한다는 도전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용산 CGV에서 ‘문유 4DX’ 시사회가 열렸다. (사진=CJ 4D플렉스)
실제 네이버웹툰은 최근 웹툰 IP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신한 시도들도 전개 중이다. 웹툰 IP를 활용한 드라마, 영화화는 물론, 게임, 음악 등에도 이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국내 웹툰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웹툰 IP를 활용한 웹예능을 제작하기도 했다. ‘문유 4DX’는 이같은 네이버웹툰 IP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CJ 4D플렉스 측에서도 웹툰과 4D를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윤현정 CJ 4D플렉스 콘텐츠마케팅팀장은 “이번 ‘문유 4DX’는 글로벌향으로 제작된 것으로, 특히 4DX의 인기가 높은 일본을 우선 공략할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4DX 상영관이 잘 구축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문유 4DX’를 확대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상영한 ‘문유 4DX’는 약 50분의 분량으로 68화에 달하는 원작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예컨대 4D 기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시퀀스, 서사가 필요한 시퀀스를 분류해 이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실제 이날 본 ‘문유 4DX’는 상당히 잦은 4D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주인공 ‘문유’가 달을 걸을 때 중력의 느낌을 살려 좌석이 흔들거렸고, 운석을 파괴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에서는 몸이 실제 부딪히듯 강렬한 흔들림을 줬다.

다만, 당장 ‘문유 4DX’가 많은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원작 웹툰을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시각이 다를 것이고, 4D 효과 자체에 반감을 갖는 이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 지속성 측면에서도 4D 효과를 잘 살려낼 만한 웹툰 장르가 한정적이란 점도 한계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매번 눈으로 보기만 하는 웹툰의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네이버웹툰의 도전은 분명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김현주 네이버웹툰 담당은 “‘문유’처럼 4D와 잘맞는 장르를 위주로 제작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문유’의 원작팬, 웹툰을 좋아하는 관객들이 많이 봐주면 좋을 거 같다. 아직까지 ‘문유’ 이후 CJ 4D플렉스와 함께 만들 작품은 정해진 것이 없지만 긴밀히 논의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유 4DX’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전국 31개 4DX 상영관이 있는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다. 관람료는 보통 주말 기준 4DX 영화 가격(1만8000원)대비 절반 수준인 9000원(평일은 8000원)으로 책정됐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