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NG운반선 3년치 일감 꽉 찼다"..현대삼호重 가보니

김민성 기자 2022. 10. 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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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등 20척 꽉 들어찬 조선소..조선업 부활의 노래
호황 속 인력난 걱정은 가득.."외국인 쿼터 다 풀어야"
(현대삼호중공업 제공)

(영암=뉴스1) 김민성 기자 = 지난달 28일 찾은 전남 영암에 위치한 약 231만㎡(약 70만평) 규모의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도크와 안벽엔 건조 중인 20척의 선박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선박 블록 조각을 실은 운반차들이 조선소 야드를 누볐고 골리앗크레인도 웅장한 규모를 뽐내며 쉴새 없이 움직였다. 2016년 이후 수주절벽을 넘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우리나라 조선업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모습이었다.

◇ "쾅쾅쾅" 블록 운반차·골리앗 크레인 누빈 야드…매출 절반이 LNG 운반선

조선업계의 '효자'로 불리는 LNG운반선은 이날 조선소 안벽(선박을 해안에 안전하게 접안시키도록 만든 구조물)에서 3척, 육상 건조장에서 2척이 건조 중이었다.

육상 건조 방식은 현대삼호중공업의 강점이다. 육상건조공법은 맨땅에서 선박을 건조한 뒤 배를 해상 플로팅도크로 옮겨 진수해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이다. 육상건조공법은 도크보다 작업 환경이 좋은 육상에서 건조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다.

현대삼호중공업은 LNG 운반선 건조 글로벌 강자로서 위상도 탄탄한 편이다. 특히 LNG 운반선은 삼호중공업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올해 수주 금액인 78억 달러(19척) 가운데 55%인 44억 달러가 LNG 운반선에서 나왔다. 이승환 현대삼호중공업 상무는 "2025년까지 3년치 LNG 운반선 수주 물량이 꽉 차있다"고 했다.

LNG 운반선은 모든 선종 중 가장 비싼 데다 최근 선가 상승폭도 가장 두드러진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7만4000㎥(입방미터)급 이상 LNG 운반선의 가격은 2억4000만달러(약 332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LNG 운반선의 인기에는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크다. 두 가지 요인으로 LNG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LNG 운반선을 찾는 선주들도 많아진 것이다.

◇인도 7개월 앞둔 17만4000㎥ LNG선 막바지 작업…화물창 단열 시공기술 '자신감'

길이 299m, 너비 46m, 높이 27m 규모의 17만4000㎥(입방미터) 초대형 LNG 운반선. 그리스 알파가스(Alpha Gas)사에 2023년 4월 인도를 앞두고 현장에선 막바지 건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LNG 운반선은 액체로 바꾼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선박이다. 천연가스가 기체로 변하지 않도록 하려면 극저온(영하 163도 이하)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1·2차 방벽 단열 기능을 담은 LNG 저장 전용탱크(화물창)이 필요하다.

조상선 현대삼호중공업 책임이 LNG선 화물창에서 액체의 기화를 막는 1·2차 방벽 본딩 기술을 설명할 땐 자신감이 넘쳤다. 중국도 LNG 운반선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시공 측면에선 여전히 기술 격차가 10년 이상 벌어져 있다고 한다. 조 책임은 "2차 방벽 전문 시공 노하우를 지닌 숙련공과 표준화된 고품질 시공능력에 기술 격차가 있어 중국에 대한 선주사의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 "일할 사람 없어 배 못 만드는 시절 온다…외국인 쿼터제 완전히 풀어야"

'수주 절벽'에 수년간 한숨을 내쉬던 조선업계는 또다른 고민거리에 직면했다. 초호황기를 맞아 수주 랠리는 이어지고 있지만 이젠 배를 건조할 인력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긴 불황의 터널을 거치며 빠져나간 인력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내년 6월쯤 조선업계 예상 부족 인력은 1만1099명이다.

현대삼호중공업 한 관계자는 "예전엔 조선소에서 3년~4년 일하면 아파트 전셋값 벌어간다고 했는데 요즘 일당은 20만원 정도니 누가 오겠냐고 하더라"며 "얼마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사태 이후 조선업 이미지가 더욱 안 좋아져 사람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질 것 같다"고 푸념했다. 다른 관계자도 "화물창 내 용접에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되도록 외국인 근로자는 고용하지 않았는데 이젠 사람이 없어서 내년부터 외국인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대삼호중공업과 운명을 같이하는 협력업체의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화물선의 덮개창인 '해치커버'(Hatch Cover)를 납품하는 마린텍의 주평도 대표는 외국인 고용 쿼터제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정부는 조선사의 335개 사내협력사 내국인 근로자 총원의 20%까지 외국인 용접공·도장공을 채용할 수 있도록 특정활동(E-7) 비자 지침을 개정했다. E-7은 전문 지식이나 기술 등을 가진 외국 인력 도입이 필요한 분야에 적용되는 비자다.

그간 외국인 고용 쿼터제 적용으로 외국인 용접공은 600명, 외국인 도장공은 300명 등 연간 최대 900명만 고용할 수 있었다. 외국인 고용 '정량제'에서 '정률제'로 규제가 일부 완화됐지만 '총원 20% 이하 채용'도 협력업체들엔 여전히 과도한 규제라는 얘기다.

주 대표는 "당장 50명이 필요한데 내국인은 구하려고 해도 구해지지 않는다"며 "'조선업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서 청년들이 오질 않는데 외국인 고용 쿼터라도 확 풀어야 정상적으로 공장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제공)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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