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가 몰상식한 단체가 아니길[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2. 10. 3. 09: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타르가 2023년 23세 이하 아시안컵 개최국으로 지난 30일 결정됐다.



2023년 아시안컵 유치국이 오는 17일 결정된다. 한국, 카타르 간 2파전이다. 인도네시아는 개최 의지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모든 게 부실하다. 주말 100여 명이 사망한 축구장 사고로 인도네시아는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유치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총 23명인데 21명이 결정 과정에 참여한다. 카타르 위원은 빠진다. 북한은 불참이 예상된다. 한국 위원은 없다.

집행위원회는 표결보다는 합의 도출에 주력한다.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바레인)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21명 중 카타르를 제외한 중동 위원은 이란, 이라크, 레바논, 오만, 팔레스타인, 예멘이다. 중동 국가들은 이해관계가 복잡하지만, ‘중동 vs 비중동’ 대결 구도 속에서는 하나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 한국으로서는 이들에 맞서 한국 유치를 강하게 피력할 우방국이 필요하다. 한국은 중국, 일본, 몽골, 홍콩 등이 한국편이라고 예상한다. 중국은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국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당초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중계권은 중국 시간대에 맞춰 이미 팔렸다. 기업들도 중계 시간대를 감안해 액수를 결정했다. 카타르에서 대회가 열리면 동북아시아는 새벽이다. 흥행에도 도움이 안 되고 후원기업, 방송사도 피해를 본다. AFC를 상대로 국제 소송까지 발생할 수 있다.

카타르가 아시안컵을 유치하면 아시안컵은 3회 연속 중동에서 열릴 공산이 크다. 지난주 카타르는 2024년 AFC 23세 이하 아시안컵 개최권까지 가져갔다. 카타르는 오는 11월 월드컵도 개최한다. 카타르에 굵직한 축구대회가 단기간에 집중되는 것은 이래저래 말이 안 된다.

한국 외교부, 대한축구협회는 집행위원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이 돈으로는 카타르를 이길 수 없다. 한국은 동북아 개최 당위성, 아시아 전체를 향한 명분을 강조하는 수밖에 없다. 박항서(베트남), 김판곤(말레이시아), 신태용(인도네시아) 등 각국 대표팀 감독을 맡은 한국 지도자들도 유치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

AFC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비교하면 구멍가게다. 명분보다는 실리에 움직인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AFC가 카타르 유치를 결정한다면, 돈만 보고 대의와 명분을 무시하는 집단임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AFC가 아시아 ‘전체’ 축구를 대표하는 ‘상식적인’ 기관이라면 한국 유치를 결정할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축구를 다소 소홀하게 대했다. AFC를 후원하는 한국 기업도 없고 최근 굵직한 아시아 대회를 개최한 적도 없다. 그래서 AFC 집행위원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과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 미래를 향한 신뢰할 만한 약속만이 아시안컵 유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끝까지 겸손하게 뛰는 일만 남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