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제로 코로나의 역설..유럽여행보다 비싼 베이징 민박
중국은 10월 1일 국경절(건국기념일)을 맞아 일주일 간의 연휴에 들어갔습니다. 모처럼의 황금연휴를 맞아 여행을 계획하는 건 수도 베이징 주민들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올해 국경절 연휴를 맞아, 베이징 교외의 숙박비가 터무니없이 비싸졌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베이징 외곽 여행 비용이 예전 유럽 여행 비용보다 비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겁니다. 특히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민슈(민숙, 民宿) 형태 숙박비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민숙을 한국식 표현으로 하면 민박, 펜션 등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도심이 아닌 외곽 교외 지역에 위치한 단독 주택 형태의 숙박시설을 의미합니다. 숙박업을 하는 전문 회사들이 경영하는 경우도 있고,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가격과 형태가 다양한데, 최근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단 교외 지역에 호텔이 별로 없다는 이유가 크지만,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생활에 익숙한 도시주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특히 마당이 있고 민속적 정취가 있는 교외 민숙을 호텔보다도 더 선호합니다. 해외에 나갔다가 돌아올 경우 10일 동안 격리를 해야 하는 방역정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황금연휴에도 중국 밖으로 해외 여행을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결국 국내 여행 밖에는 할 수 없는데 그 중에서도 베이징 교외 숙박비 상승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베이징 민박 10배 뛴 가격에도 예약 어려워
'황금연휴에 베이징을 떠나지 말라'…폭증한 수요
그런데 묵었던 텐진의 호텔이 속한 행정구역에서 확진자 1명 나왔다면? 여행 계획에 맞춰 베이징에 복귀하려던 교통편을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베이징 주거 지역의 담당자에게 상황을 알리고 베이징 외곽에서 며칠을 더 머물며 PCR 검사를 수차례 더 받아야 합니다. 최근 베이징 밖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오려던 직장인들 중에서도, 출장지역 확진자 발생으로 베이징에 돌아오지 못하고 외곽에 머물러야 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아직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의 경우, 아예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연휴에 베이징을 떠나지 말라'고 권고 아닌 권고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베이징을 떠나 방문한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상당기간 등교를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인데, 이런 말을 듣고도 여행을 강행할 부모는 많지 않습니다. 일부 직장에서도 직원들에게 '베이징을 떠나지 말라'고 사실상의 지침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지로 여행을 갔다가 그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이 아예 봉쇄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외지 여행을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도박'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민숙 숙박시설 잇단 폐업…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의 역설
3년을 문을 못 열었으니, 한 번에 3년 치를 벌어야
정영태 기자jyt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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