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려서도 집에서 업무'..2명뿐인 광주시 역학조사관

정다움 기자 2022. 10. 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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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코로나를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요? 원동력을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죠. 하루 살기 급급했는걸요."

그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해 광주에서만 하루 1만명씩 감염될 시기, 코로나에 확진됐다"며 "1주일 동안 자가격리할 때에도 집에서 역학조사 업무를 이어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왜 이렇게까지 코로나 업무에 매달리냐는 질문에는 "원동력을 생각할 시간은 없다"며 "하루하루 근무하다 보니 2년이 지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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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평 감염병관리과 주무관 "3년 만의 첫 연가..엄마 밥 먹고파"
"2년 전 56번부터 7만3000번 확진자까지 역학조사 담당..보람"
지난 1일 오후 광주시청 감염병관리과에서 고화평 주무관이 코로나19 업무를 보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2022.10.1/뉴스1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2년 동안 코로나를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요? 원동력을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죠. 하루 살기 급급했는걸요."

3일간의 개천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감병염관리과는 휴일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분주한 모습이었다.

부서 내 한편에서 만난 역학조사관 고화평 주무관(31·여)은 '담당 업무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방역대응 체계를 구축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후 "주요 업무는 요양병원과 같은 감염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현장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고, 재차 울리는 부서 내 전화를 받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고 주무관은 광주시청에서 단 2명뿐인 코로나19 역학조사관이다.

지난 2016년 나주보건소에 임용돼 근무하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터져 나오던 지난 2020년 7월, 광주시 감염병관리지원단에 지원해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업무를 처음으로 맡게 된 날이 '56번 확진자가 발생한 날'이라고 회상한 그는 "2년 동안 7만40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며 "그들의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것이 나의 업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확진자의 접촉자, 그 접촉자의 접촉자까지 이동동선을 파악하고 조처를 하는 게 일이었다"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학조사 업무에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 확산세를 끊기 위해 역학조사관들은 휴대전화 GPS를 추적하고 카드내역과 의료기관 정보 등을 심층조사하기도 한다"며 "미흡했던 체계로 골머리를 앓았던 적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오후 광주시청 감염병관리과에서 고화평 주무관이 코로나19 업무를 보고 있다.2022.10.1/뉴스1

가파른 확산세로 코로나19에 확진된 날에도 컴퓨터 자판기와 마우스를 손에서 놓지 못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해 광주에서만 하루 1만명씩 감염될 시기, 코로나에 확진됐다"며 "1주일 동안 자가격리할 때에도 집에서 역학조사 업무를 이어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모두가 기피하는 '그 업무'를 왜 자청했냐고 묻는 사람도 많았다"며 "식상하지만 그 이유는 코로나19 종식과 사명감 때문이다"고 멋쩍게 웃었다.

원동력이 무엇이냐. 왜 이렇게까지 코로나 업무에 매달리냐는 질문에는 "원동력을 생각할 시간은 없다"며 "하루하루 근무하다 보니 2년이 지났다"고 전했다.

아울러 "졸음이 쏟아지면 물 대신 커피와 카페인 음료를, 배가 고프면 김밥과 라면, 컵밥을 먹으면 된다"며 "하지만 역학조사 업무를 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더 확산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끝으로 감염병을 대하는 시민들의 의식과 태도 변화를 바라는 점으로 꼽았다.

고 주무관은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은 없다"며 "언제든지 제2의, 제3의 코로나같은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개인들이 방역 수칙을 준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3년 만에 첫 연가를 쓰게 됐다"며 "나주에 사는 부모님댁을 방문해 식구끼리 밥을 먹고 싶다"고 희망했다.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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