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만원 저축하는 20대 청년, 2년 후 서울 월세살이 탈출하려면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2022. 10.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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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개미연구소] #내돈부탁해 11
사회 생활 3년차인 29세 남성입니다. 낮은 수익이라도 원금 손실은 없길 바라는 다소 안정 성향의 투자자입니다. 지금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고 있는데, 2년 안에 6000만원 이상 목돈을 만들어서 월세 부담을 낮추고 싶습니다. 여자 친구가 있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결혼 자금도 모아야 합니다. 최대한 많이 저축하고 싶은데, 어떻게 월급을 운용해야 좋을지, 어디서 더 아껴야 하고 투자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메일을 보냅니다. 작은 금액이지만 좋은 솔루션을 제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서울에 살고 있는 20대 A씨)

✅이천 <내 통장 사용설명서 3.0> 저자

정말 모범적인 청년입니다. 서울에서 자취하면서 지금까지 7000만원 가량 자산을 모았고, 수입 대비 저축 비율은 60%를 유지하고 있네요. 돈을 모으려면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객지 생활을 하면서 저축 욕심에 식사가 부실해져서 건강을 해칠까 걱정됩니다. 끼니 거르지 마세요.

2년 후에 6000만원을 모으고 월세를 전세로 전환해서 지출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군요. 매우 바람직합니다. 월세를 줄이거나 아예 월세 없이 전세로 살면 그만큼 저축을 더 할 수 있으니까요. 월세 40만원을 내지 않게 되면, 수입 대비 저축 비율이 60%에서 73%까지 높아집니다. 자취하는 미혼 직장인의 저축 비율로 따지면 1등급입니다.

청춘들의 재무 목표는 결혼자금 마련이 최우선이죠. 보통 결혼 전까지 모은 목돈을 혼인 비용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수중에 현금이 아예 없기도 하고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바람에 마이너스가 됩니다. 그래서 결혼하고 나면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돈 모으기가 시작되지요.

젊을 때 가장 중요한 재테크 포인트는 종자돈 마련입니다. 위험을 지고 수익률을 높이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종자돈을 마련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상담자는 목돈은 주식에 공격적인 운용을 하고 있고, 매월 적립 가능한 금액은 적금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운용 형태를 가급적 반대로 하기를 권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매월 적립할 수 있는 금액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이미 형성된 목돈은 약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 좋겠습니다.

주식은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대형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고 있네요. 하지만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변할지 그 누구도 모를 일입니다.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 3180만원(원금 2750만원) 중에 1680만원 어치는 매도하고, 수시입출금 통장에 넣어둔 돈을 합해서 총 2000만원(1500만원+500만원)을 1년 만기 정기예금으로 전환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현재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해서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세전 4.4%까지 주는 저축은행도 나왔습니다. 금방 마감되긴 하지만 지난달엔 연 5%짜리 특판 예금도 등장했어요. 과거에 비해 이자가 많이 상승했으니까 적극 활용하세요.

매월 넣고 있는 적금은 만기가 끝나면 상장지수펀드(ETF)나 적립식 펀드를 152만원씩 매수하면 좋겠습니다. 2년 후 전세 자금 6000만원이 목표이므로, 1년 후에 수익률이 좋으면(연 8% 이상) 매도해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해 놓고, 또다시 매월 매수를 이어 나가는 식으로 운용하면 됩니다.

만약 2년 후까지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 전세자금은 예·적금 만기 자금이나 청년내일채움 만기 자금으로 먼저 활용하고 수익률이 좋아질 때 매도해서 다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됩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대상이다. 청년이 2년 동안 300만원을 불입하면 기업(400만원)과 정부(900만원) 지원금을 합해 1600만원을 돌려준다.

비상금은 현재 100만원입니다. 또 매월 20만원씩 수시입출금 통장에 넣고 있고 그 돈이 쌓여 550만원이 됐습니다. 아마 이 돈이 있기 때문에 비상금은 최소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지 않는가 짐작이 듭니다.

비상금은 보통 생활비의 3~6배 확보가 정석인데, 현재 어느 정도 자산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달치 월급 정도로만 유지하는 게 좋겠습니다.

현재 100만원의 비상금에 주식매도금액의 일부인 180만원, 입출금통장 50만원을 더하면 330만원의 비상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비상금은 하루만 맡겨도 2%대 이자를 주는 CMA 같은 수시입출금 통장에 넣어두세요.

마지막으로 보장성 보험입니다. 아무리 자산을 잘 모아도 만일의 질병이나 상해로 목돈이 지출되면 보유 자산을 헐어서 써야 합니다. 월 8만원 수준으로 단독 실손의료비 보험과 암이나 성인병 보장을 위주로 한 건강보험에 가입하세요. 보험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입하는 게 같은 보장을 받더라도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또 퇴직 전에 보험료 납입을 끝낼 수 있어 은퇴 후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저축 성향으로 볼 때 보험료를 아까워할 것 같은데, 매달 내 몸과 자산을 지키는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최소 비용으로 핵심 보장 위주로 가입하세요.

절세와 노후 준비 차원에서 매월 10만원씩은 연금저축이나 IRP에도 가입하면 좋겠습니다. 현재 급여 수준과 가족 구성으로 볼 때 연말 정산에서 공제받을 수 있는 항목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노후 준비가 별로 와 닿지 않겠지만, 절세 차원에서 활용한다고 생각하세요.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16.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는데, 연간 120만원을 납입한다면 19만8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20대는 결혼 준비, 30대는 주택 마련, 40~50대는 사교육비 때문에 여유가 없죠. 노후 준비가 중요한 건 알지만 계속 뒤로 미룹니다. 하지만 노후 준비는 시간, 금액, 수익률이 좌우합니다. 20대는 시간적으로는 굉장히 유리하고 주식투자 경험도 있으니, 연금저축이나 IRP에서 ETF나 펀드를 매달 적립식으로 매수하면 수익률도 만족스럽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민경남 케이엔프로퍼티즈 대표(필명 시네케라)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수익입니다. 소액 투자라면 주식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해서 고수익을 올려도 손에 쥐는 금액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투자액부터 키워야 합니다.

상담자는 아직 젊어서 자본이 많지 않기 때문에 투자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증가에 집중하는 게 좋겠습니다.

만약 회사에서 일을 많이 할수록 급여가 커지는 업무를 하고 있다면 회사 업무에 좀 더 집중하세요. 그렇지 않다면 퇴근 후에 할 수 있는 부업을 찾아 근로소득 이외의 부수입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부업이 주가 돼서 본업인 회사 업무를 소홀히 하면 안 되겠죠. 회사의 겸업 금지 규정도 꼭 살펴보도록 하세요. 또 현재 대출금이 있는데, 투자 수익률이 대출 이자보다 높다면 굳이 상환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용대출을 이용한 공격적인 투자는 공부를 많이 한 다음에 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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