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유리창에 스티커 붙인 조희연 서울교육감..무슨 일?

양새롬 기자 2022. 10.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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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의 중앙현관은 거의 다 유리로 돼 있습니다. 꿈담교실을 지을 때 생태전문가도 참여하게 해주세요. 왜냐하면 건물을 지을 때 새들에게도 안전한 환경이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리 마을 새 지킴이 프로젝트'가 알려지면서 조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상천초를 직접 찾아 학생들에게서 편지와 서명지를 전달받고, 학생들과 함께 새들이 유리창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스티커를 유리창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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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담교실 지을 때 생태전문가도 참여하길" 초등생 편지 전해져
서명운동엔 두 달간 1600여명 참여.."아이들 좋은 경험해 기뻐"
서울 상천초등학교 4학년 3반 한 학생이 쓴 편지. (서한솔 교사 제공)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우리 학교의 중앙현관은 거의 다 유리로 돼 있습니다. 꿈담교실을 지을 때 생태전문가도 참여하게 해주세요. 왜냐하면 건물을 지을 때 새들에게도 안전한 환경이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서울 노원구 상천초등학교 4학년 3반의 한 학생이 쓴 편지가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전해져 눈길을 끈다.

이 학생은 편지에서 "우리 학교에는 문제가 있다. 무슨 문제냐 하면 새가 유리창에 충돌하는 문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새들은 유리가 투명해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 것도 없는 줄 알고 유리에 부딪혀버린다"며 "우리 학교는 사람들이 볼 때는 아주 예뻐보이지만 새들에게는 큰 피해를 주고, 자칫하면 사망에 이르는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종시에서는 유리창에 스티커를 붙여서 50일 동안 지켜본 결과 유리창에 부딪혀서 죽는 새의 수가 단 한 마리도 없었다"며 "앞으로 지어지는 꿈담교실은 새가 유리창에 부딪히지 않게 지어달라"고 호소했다.

꿈담교실(꿈을 담은 교실)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학생들의 개성과 감수성을 디자인에 반영한 내부 종합디자인 사업이다.

상천초의 경우 공용공간인 중앙 현관과 교무실, 행정실을 리모델링해 '녹음이 있는 열린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 소통의 공간은 새들에게는 좋지 못했다. 실제 상천초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서 새 충돌의 흔적을 찾았다. 유리벽에 부딪힌 새를 찾아 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한 '새들에게 안전한 학교건물 짓기' 서명운동에는 약 두 달 동안 1600여명이 참여했다.

이러한 '우리 마을 새 지킴이 프로젝트'가 알려지면서 조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상천초를 직접 찾아 학생들에게서 편지와 서명지를 전달받고, 학생들과 함께 새들이 유리창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스티커를 유리창에 붙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오전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상생하는 방법을 배우는 세계시민교육 실시하고 있는 서울 노원구 상천초등학교를 방문해 4학년 3반 '새들에게도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주세요, 사회현안 프로젝트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2022.9.28/뉴스1

이와 관련 교사 서한솔씨는 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아이들이 많이 뿌듯해했다"고 소개했다. 서명운동을 통해 제정권자에게까지 의견을 전달하는 일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흔치 않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서 교사는 "제 입장에서는 다소 힘든 경험이긴 했지만, 이 문제 같은 경우는 국립생태원이나 다른 시민단체에서도 많이 공론화해놓은 문제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연대에 힘입어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의 방문 이후 학생들은 이같은 문제가 '언제 바뀌는지', '바뀌면 어떻게 알 수 있는지'를 궁금해 하고 있다고.

서 교사는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위해 기사 검색을 했을 때 공공건물 같은 경우엔 조류충돌 저감조치를 해야한다는 법률이 곧 만들어질 것이라고 나왔다"며 "서울시교육청이 한 발 빠르게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학생들에게도 '이전부터 이런 운동을 해오신 분들 덕분에 이런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면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너희가 믿는 것에 대해 이렇게 함께 힘을 합쳐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도 전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9월28일 오전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상생하는 방법을 배우는 세계시민교육 실시하고 있는 서울 노원구 상천초등학교를 방문해 4학년 3반 '새들에게도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주세요, 사회현안 프로젝트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2022.9.28/뉴스1

마지막으로 서 교사는 "초등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민주시민의 양성'으로 저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에서 이런 교육이 가능하다"면서 "학교 안에서 이런 교육 활동이 이뤄지려면 업무 정상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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