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년만의 6개월 연속 무역적자, '더 빨리, 더 강하게' 대응해야
9월 무역수지가 3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냈다. 6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9월 중 무역적자가 289억달러에 달해 이미 역대급인데 연말까지 48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대규모 무역적자는 세계 경제 침체 여파로 수출은 부진한 반면 고유가 탓에 에너지 수입액이 1년 전에 비해 2배 수준으로 폭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세계적인 강(强)달러 현상과 대규모 무역적자가 겹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이미 1400원 선을 넘어섰고, 1500원 선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2분기 중 154억 달러를 시장에 풀었는데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계속되면서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 더 큰 실정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침체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급랭하면서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9월 중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5.7%), 철강(-21%), 석유화학(-15%)에서 가파른 수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반도체 매출 전망을 당초 목표치보다 32%나 낮춰 잡았고, 삼성전자·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가 33조원어치에 달한다.
19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와 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선 부동산 시장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다. 1년 전 “한계 기업, 자영업자 부실 확대, 자산 버블 붕괴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퍼펙트 스톰(2개 이상 태풍이 충돌해 폭발력이 더 커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 금융감독원장의 경고가 현실화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경제부총리는 “경제 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하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은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중국, 일본, 대만 등 경쟁국들은 고강도 외환시장 개입, 금융 안정 기금 투입 등 강력한 대응으로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고 있다. 환율, 주가가 보여주듯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대응은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주지 못했다. 정부는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재점검하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고강도 대책을 더 속도감 있게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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