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톱스타 출연료, 회당 2000만~3000만원
2018년 발표된 박사 학위 논문 ‘한국 대극장 뮤지컬의 제작비 구조와 변화 분석’(임찬묵)에 따르면 2009년 제작비 중 배우 출연료 비율은 19%였지만 2017년에는 31%로 치솟았다. 인건비 상승은 결국 표값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기념 공연을 둘러싼 최근 ‘인맥(친분) 캐스팅’ 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는 “특정 배우와 제작사에 비난의 화살이 쏠렸지만, 근본적으로는 뮤지컬계가 몇몇 스타에게 점점 의존하다 터진 사건”이라며 “스타 시스템은 대중예술을 움직이는 동력이지만 지나치면 생태계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에 언급한 논문에서 2017년 대극장 뮤지컬의 회당 평균 제작비는 6300만원. 톱스타가 출연하는 대작일 경우 회당 제작비가 8000만원~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톱스타 한 명이 가져가는 출연료는 회당 2000만~3000만원, 많게는 제작비의 30%를 차지한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지만, 톱스타가 나오는 회차는 빠른 속도로 매진되고 출연 자체로 홍보가 되기 때문에 제작사가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주조연급 배우들의 출연료가 덩달아 상승하면 제작사 부담이 커지고 수익 구조는 나빠지게 된다. 그 피해는 표값을 올리거나 비싼 객석을 늘리고 싼 객석을 줄이는 식으로 관객에게 돌아온다.
대극장 뮤지컬 제작비에서 홍보 마케팅의 비율은 2009년 20.4%에서 2017년 13.2%로 축소됐다. 무대나 의상 등 프로덕션 비율도 같은 기간 27.5%에서 2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 캐스팅에 몰두하느라 뮤지컬의 품질이 흔들릴 수도 있는 제작 환경인 셈이다. 뮤지컬협회 관계자는 “인맥 캐스팅 논란은 불미스러운 일이지만 이참에 한국 뮤지컬의 구조적인 문제를 살피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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