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는 왕양 가능성… 시진핑 후계, 젊은피 ‘치링허우’서 나올듯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2. 10. 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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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기 최고지도부… 측근들 얼마나 배치될까

시진핑 주석의 당 총서기직 3연임과 함께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최고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회) 6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69세인 시 주석 본인은 칠상팔하(최고지도부에서 67세는 남고 68세는 퇴임한다는 내부 규칙) 관례를 깨지만 다른 상무위원들은 이 원칙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68세 넘은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한정 상무부총리는 퇴임이 확실시된다.

리커창 총리의 후임에는 왕양(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왕 주석은 광둥성 서기와 부총리를 역임하고 현재 지도부 내에서 가장 친(親)시장적인 인물로 꼽힌다. 후춘화(59) 부총리도 총리 또는 상무부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전문가를 인용해 “시 주석 입장에서는 5년 후 퇴임하는 왕양이 (젊은 후춘화에 비해 후계 문제에서) 덜 위협적이기 때문에 왕양이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리 총리는 지난 3월 연례 기자회견에서 “총리로서는 마지막”이라고 밝혀 총리에서는 물러난다. 완전히 퇴임하거나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지만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왕양, 후춘화 등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 상무위원에 다수 진입할 경우 같은 공청단계인 리 총리가 아무런 자리도 안 맡을 수도 있다. 실제 전인대 상무위원장에는 리 총리 이외에도 딩쉐샹(60) 중공 중앙판공청 주임도 거론된다. 딩 주임은 지난 5년간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왔다. 전인대의 권한을 강화해온 시 주석은 자신의 측근을 상무위원장에 앉히려 할 것이고, 전임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시진핑 1기에서 중앙판공청 주임을 했었다는 게 이런 전망의 근거다. 다만 지방 지도자 경험이 없고 전직 장관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전인대를 맡기기에는 딩 주임이 상대적으로 젊다는 의견도 있다.

권력 서열 4위인 정협 주석에는 리시(66) 광둥성 서기가 거론된다. 정협이 기업, 대만 등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대외 교류가 많은 광둥성 등 연안 출신을 기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상, 선전 등을 총괄해온 왕후닝(67) 중앙서기처 서기 기용설이 있지만 왕 서기는 퇴임설도 나오고 있다. 왕후닝이 물러날 경우 시진핑의 최측근인 천민얼(62) 충칭시 서기, 황쿤밍(66) 중앙선전부장 등이 후보로 꼽힌다.

중국 공산당 내 사정을 총괄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자오러지(65) 서기의 유임설이 많다. 이 자리에 승진할 수 있는 정치국원 가운데 양사오두 국가감찰위원회 주임, 궈성쿤 정법위 서기 등이 68세를 넘었기 때문이다. 과학, 홍콩 등을 담당하는 상무부총리에는 시 주석의 측근인 리창(63) 상하이시 서기가 거론된다. 다만 코로나 확산과 상하이 봉쇄에 대한 책임론이 만만치 않아 승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 주석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측근을 얼마나 배치하느냐는 그의 권력 장악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빅터 시 UC 샌디에이고 교수는 “시진핑 측근이 전면 배치될 경우 마오쩌둥이나 스탈린 말기의 독재적 통치 스타일이 돼 관료들이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감히 말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코로나 통제, 경제에 대한 당내 불만과 우려를 감안해 시 주석이 리커창, 왕양, 후춘화 등 공청단 출신을 잔류, 승진시킬 수도 있다.

시 주석은 최소 2032년까지 장기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2030년대 중반까지 집권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올해 80세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볼 때 시 주석이 향후 10년 더 집권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시 주석의 후계 논의 역시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80세 전후 퇴임할 경우 차기 총서기 후보는 현재 중앙 부처의 차관급, 지방 부성장으로 일하는 70년대생(치링허우)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총 370여 명인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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