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아이스크림 사랑'의 역주행
국내 첫 뮤지컬영화를 표방한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7080 히트곡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주인공 세연(염정아)이 여고생(박세완) 시절 첫사랑이었던 정우(옹성우)와 함께 부르는 ‘아이스크림 사랑’은 풋풋하면서도 정겹다. 주크박스 뮤지컬답게 이문세의 ‘조조할인’, 신중현의 ‘미인’ 등이 적재적소에서 흘러나오지만 유난히 이 노래가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사랑스러운 두 배우의 춤과 노래가 첫사랑의 추억을 불러내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부른 임병수는 볼리비아에서 온 가수였다. 1985년 발표됐을 때도 리드미컬한 멜로디와 이색적인 노랫말로 주목을 끌었다. 곱상하게 생긴 청년이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남미의 볼리비아에서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다섯 살 때 부모님을 따라 이민을 간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노래를 불러 현지에서 음반도 내고 가수로 활동했다. 모국의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 여고생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사랑이란 말은 너무너무 흔해’ 등 라틴풍의 노래로 인기를 얻었다. 바이브레이션이 강한 그의 창법을 ‘염소창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그는 다시 볼리비아로 가서 앨범을 내고 활동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꾸준히 노래를 발표하면서 <열린음악회> <콘서트 7080> 등에 출연해 왔다.
사실 ‘아이스크림 사랑’은 번안곡이었다. 원곡은 ‘멕시코의 태양’으로 불리는 가수이자 영화배우 루이스 미겔이 부른 ‘심장으로 직진’(Directo al Corazon)이다. 1981년 불과 열한 살의 나이로 데뷔한 그가 이듬해 내놓은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노래다. 5번의 그래미상 수상, 전 세계적으로 75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루이스 미겔은 넷플릭스에 그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원곡 역시 아이스크림을 소재로 하여 열정적인 사랑의 고백을 담고 있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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