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오는 라오어! 게임 영화 실패 징크는 깰까 [겜박싱]

김건호 2022. 10. 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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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오브 어스’

일명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라오어라고 불리는 라스트오브어스가 드라마로 제작된다.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 발판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라오어의 드라마화 소식에 많은 유저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까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디즈니플러스가 내놓은 언차티드에서부터 라오어, 히트맨, 어쌔신크리드 등 게임IP(지식재산권)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영화 속으로 들어온 게임이 모두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유저가 직접 스토리를 진행해 집중력을 높이는 게임과 달리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충실히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서사와 캐릭터, 연출에 보다 공을 들여야한다. 라오어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게임 원작 기반의 영상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드디어 공개된 드라마 라오어의 티저영상

“제가 아저씨를 위해 목숨을 걸듯이 아저씨도 날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어요? 우리의 마지막까지, 함께 해줄 건가요?”

라스트 오브 어스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원작의 성공 때문이다. 비디오게임 개발 스튜디오인 너티독의 3인칭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라오어는 2033년, 정체불명의 곰팡이가 퍼져 전체 인류의 60% 이상이 죽거나 감염되어 괴생명체가 되어 버린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생존자들은 감염자들과 다른 그룹의 약탈자들을 피해 곳곳으로 숨었고, 더이상 사람들이 가꾸지 않는 도시는 폐허가 된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감염자들과의 전투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자를 죽이는 것이 일상이 된 이 세계에서 주인공인 조엘은 친구의 마지막 부탁에 따라 엘리를 비밀 집단인 파이어 플라이의 기지로 무사히 데리고 가야 하는 임무를 받는다.

일반적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게임들이 주인공을 세상을 구할 히어로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면, 이 게임은 부성애와 인간에 대한 배신, 두려움을 그 주제로 하고 있다. 딸을 잃어버린 조엘이 엘리를 만나 부성애를 느끼는 과정과 감염자들 보다 무서운 것은 생존을 위해 몸부리치며 타인을 공격하는 인간이라는 점을 이 게임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적 게임 플레이와 시즌2를 거치며 활 등으로 진화한 다양한 무기, 신체 업그레이드, 아포칼립스 분위기는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유저들로하여금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이같은 장점에 힘입어 라오어는 2013년 AIAS 선정 올해의 게임와 BAFTA 선정 올해의 게임 등 수많은 게임 관련 상을 휩쓸었다. 특히 PS3가 수명이 끝날쯤 PS4로 넘어가기 직전인 황혼기의 마지막에 등장한 최대의 화제작으로 출시된 지 1주일 만에 130만장, 2013년 한해 700만장 이상의 판매를 올렸다.

업계에선 이같은 라오어의 드라마 및 영화화에 대한 논의가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영화화 과정에서 원작에서 벗어난 액션씬 등이 추가되면서 영화화가 불발됐다.

반면 현재 HBO에서 출시예정인 드라마는 게임에서처럼 조엘 밀러와 엘리의 관계를 중점으로 조명하며 전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HBO가 공개한 이 드라마의 티저 영상에는 인류 대다수가 죽거나 괴생명체가 되어버린 근미래, 황량해진 미국을 횡단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무엇보다 원작자인 너티독의 닐 드럭만 감독과 드라마 체르노빌의 극본가 크레이그 메이진이 제작 총괄 및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이번 라오어는 역대 게임 원작 실사화 프로젝트 중 최고 제작비인 약 24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같은 기대를 보여주듯 타임즈 선정 미국 사람들이 가장 기대하는 드라마 TOP3로 선정되기도 했다.
◆게임기반 영상의 실패 징크스, 라오어 깰까?

하지만 라오어의 드라마 제작을 지켜보는 유저들의 입장은 양분된다. 이미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게임 기반 IP들이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만화 기반 영상물과는 달리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상물들은 대부분 흥행에 실패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게임 유저들에게 친숙한 어쌔신 크리드의 경우 지난 2016년 마이클 패스벤더와 마리옹 코티야르, 제레미 아이언스가 주연해 관심을 모았지만 원작을 심각하게 훼손한 각본으로 인해 평가가 바닥을 쳤고 최종 2억4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제작비 조차 회수하지 못했다. 동명의 모바일 게임인 데드 트리거를 기반으로 한 좀비영화인 데드트리거도 2017년 개봉했지만 큰 괌심을 받지 못했다. 둠 어나이얼레이션도 둠가이가 없어지고 여성 대원이 대체되는 등 원작 파괴 요소가 많아 결국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또 얼론 인 더 다크와 철권, 블러드 레인2도 영화화 됐지만 게임 기반의 참패영화 3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게임들이 영화화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제작인의 원작에 대한 낮은 이해도가 손꼽힌다. 원작 게임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스토리와 메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흥행 공식에만 치중한다거나, 아예 다른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또 게임과 영화의 매체 특성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관객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관찰하게 되는 반면, 게임은 유저 스스로가 경험자가 돼 스토리를 진행한다. 그만큼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 보다 구체적이다. 하지만 영화의 경우 단순한 구성과 줄거리를 통해 대중적으로 여러 사람들이 무난하게 보편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라스트오브어스 기준으로 기본 20시간 정도의 플레이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를 2시간 영화화로 만들 경우 등장인물을 비롯해 대사, 스토리, 배경 등을 축소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게임의 경우 드라마화를 통해 보다 스토리를 구체화시키는게 유저들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또 하나는 게임 유저들의 강력한 팬덤이다. 게임 유저들의 팬덤은 양날의 검이다. 기본적으로 광고효과가 크지만 원작을 훼손할 경우 오히려 이는 부정적인 여론으로 작용한다. 위에 언급한 영화화에 실패한 게임들 대부분이 이같은 원작의 스토리와 주제를 무시한 게임들이다.

하지만 모탈컴뱃을 비롯해 툼레이더, 워크래프트, 레지던트 이블, 사일런트힐, 히트맨, 언차티드 등 원작을 잘 살린 영화의 경우 게임 뿐만 아니라 영화 흥행도 성공하며 성공IP라는 별칭을 얻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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