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 생일 맞은 '최장수 미국 대통령' 카터
미국 역사상 최장수 대통령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사진)이 1일(현지시간) 아내 로절린(95) 여사와 함께 태어나고 성장한 고향 조지아주의 작은 마을 플레인스에서 98세 생일을 맞았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로 카터센터 이사회를 이끌고 있는 제이슨 카터(47)는 AP통신에 “할아버지는 자신을 위한 신의 계획에 대한 믿음을 갖고 98번째 생일을 맞았다”며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평화와 행복을 느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터 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카터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생일이 되기 전부터 전 세계에서 들어온 생일 축하 메시지를 즐겁게 읽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76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을 누르고 제3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이란의 미국인 인질 사건 등으로 악화한 여론 속에서 치른 1980년 선거에서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에게 패한 뒤 1981년 56세 때 고향 조지아주로 돌아왔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때보다 퇴임 후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미국 대통령으로 평가된다. 카터 전 대통령 부부는 1982년 애틀랜타에 카터센터를 설립해 40년 동안 전 세계 평화와 인권,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2002년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페이지 알렉산더 카터센터 소장은 “센터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세계 113개국에서 선거 감시 활동을 벌였고, 카터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많은 나라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소장은 특히 사람에게 종양을 일으키는 기생충인 기니 벌레 퇴치를 센터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꼽았다.
카터센터는 현재 개발도상국이 아닌 미국 내에서 민주적 절차에 대한 불신과 싸우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카터센터는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자 조지아주의 대선 투표용지 재검표를 감시해 조 바이든 당선인 승리의 정당성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와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민주당 후보에게 공정 선거 원칙에 서명할 것을 요청했다.
손자 제이슨은 “할아버지는 매일 뉴스를 읽고 시청하며 때로는 정치권 인사들의 전화나 방문을 받기도 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할아버지가 지금 가장 가깝게 느끼는 사람들은 플레인스의 교회 교우들”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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